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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노인문제, 봉사에서 길 찾기

좋은 봉사자를 만나서 생활도 건강도 좋아졌다는 분들을 볼 때면 자원봉사의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를 만났느냐 여부에 따라 오늘을 힘들게 살고 있는 수혜자에게는 삶의 큰 변화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이런 취약계층 중에 감사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분들이 있다. 얼마 전 나는 73세 되신 할아버지가 결연을 맺은 봉사원에게 쓰신 감사편지를 읽고 가슴이 찡했다. 편지에는 밑반찬을 만들어 찾아오는 봉사자를 고마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잠시 옮겨 본다.

 

“선생님께서 주신 반찬은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때로 감기몸살로 너무 괴로울 때는 혼자 산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지 자식들도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고운 마음씨로 주신 반찬을 먹으면서 손등으로 눈물까지 닦으면서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오죽하면 어르신은 편지글 마지막에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두 번이나 남기셨을까.

 

노인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사회문제이고 봉사활동거리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애민(愛民)편에서 목민관은 의탁할 곳 없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특히 늙어서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구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적었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일련의 과정이 인간이 겪는 고통이라지만 이 과정을 견뎌야 하는 노인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최근 통계를 보면 홀로 사는 노인은 120만 명에 달하고, 10년 전에 비하면 2.2배나 늘어났다. 독거노인 절반도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로 취약하다.

 

적십자사는 지난 2005년부터 사각지대에 몰린 노인 가정을 돕기 위해 봉사원 1명과 노인 1가정이 결연을 맺는 『어버이결연 봉사활동』을 해 왔다. 봉사자들은 어르신이 드실 밑반찬을 만들거나 두유, 과일, 기타 물품을 사서 월 2회 이상 방문하고 있다. 올 7월부터는 봉사원 2명이 노인 1가정을 맡고, 지원물품도 늘리는 『희망풍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맺은 노인세대만 도내 600여 세대, 전국 20,000여 세대이다.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은 멈춰서는 안 될 중요한 활동이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늘어나는 노인만큼 훈련된 자원봉사자도 함께 늘어야 한다. 자원봉사가 계속 확대돼야하는 이유이다. 다음으로 해외 결연이나 아동을 위한 기부는 늘고 있는 반면, 노인을 위한 기부는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노인을 위한 기금은 더 많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노인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왜냐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노인문제가 미래의 내 문제가 아니라는 법도 없다. 건강한 사회는 복지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도 활성화된 사회라고 생각한다. 무더운 여름, 소외되기 쉬운 계절이다. 내 시간의 일부를 이웃을 위한 봉사의 시간으로 써 보는 것도 값질 듯하다.

 

2012년 7월 20일자 충청리뷰에 쓴 글

 

http://www.cb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