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이 누군인지 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인 것도 안다. 내가 살고 있는 청주에서 열리는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는 그의 특별전이 열린다. 특별전 예술감독과 홍보대사를 겸한다고 한다. 좌우당간 다방면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을 산 게 처음이 아니라 끝까지 읽은 게 처음이다. 인생학교는 조금 보다 덮었다. <뉴스의 시대>는 언론에 관한 책이라 왠지 재밌을 것 같아 집어들었다. 반은 잘 안 읽혔고, 반은 그럭저럭 봤다. 공감하는 대목은 군데군데서 찾을 수 있었다.
매일 뉴스를 소비한다. TV를 보고, 구독하는 신문을 본다. 길 위에서는 포털에 올라온 엄선된(?) 뉴스를 본다. 뉴스는 중립적이지 않다. 뉴스 너머에는 제작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착각한다. 마치 그 뉴스가 진실을 전하는 것처럼 속는다.
언론의 중요성을 되집어 볼 사례는 많다. 그 중 작년 세월호 사건이 떠오른다. <뉴스의 시대>의 분류라면 재난 뉴스이면서, 정치·경제 등 전분야 뉴스이다.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뉴스였다. 언론은 허둥지둥댔다. 냉정을 잃고 오보를 냈으며, 희생자들을 배려하고 가족들을 위로하는 뉴스가 되지 못했다. 재난뉴스의 후진성을 드러냈다. 그래서 기자와 언론은 기레기라는 모욕을 당해야만 했다. 사람들이 뉴스를 단순히 수용하다가 문제를 직시하게 된 한 예였다.
뉴스를 보는 눈은 중요하다.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 The News A User's Manual>에서 정치, 해외, 경제, 셀러브리티, 재난, 소비자 정보 뉴스의 사례를 통해 뉴스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뉴스를 보되, 뉴스 속에 갇히지 말라. "뉴스가 더 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느낄 때 우리 삶은 풍요로워 질 것이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회가 건강하고 성숙하려면 언론이 건강해야 한다. 언론이 건강해야 알찬 뉴스가 나오고 다방면의 문제에 성역없는 감시와 견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럴려면 뉴스을 읽는 우리의 눈도 예리하고 폭넓고 비판적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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