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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거북이

<오늘의 책 2015-9>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바바라 오코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저자
바바라 오코너 지음
출판사
| 2014-11-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김혜자, 이레, 강혜정 주연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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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예고편을 TV에서 먼저 보게 되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했구나. 아이들의 대사를 듣다가 웃음이 빵 터졌다. 재미있겠는걸. 요즘 아역배우들은 어려도 연기를 참 잘한다. 어설픈 아이돌의 영혼없는 연기보다 백배는 낫다.

 

영화는 보지 못했다. <PD수첩>에도 이 문제는 다뤄졌다. 가족영화를 조조랑 심야에 편성하다니. 가진자의 갑질.  여하튼 공정한 기회를 주지 않는 배급자본의 횡포에 또 한 편의 웰메이드 영화가 소리없이 매장됐다. 대신, 나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원작을 민사랑서점에서 사 읽었다.

 

평범함을 잃은, 심히 취약한 한 가족의 고단한 삶이 나온다. 주인공 조지나는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엄마와 동생 토비와 함께 집도 없이 차에서 생활한다. 주유소나 패스트푸드 점에서 씻고, 학교친구는 이런 그녀를 멀리한다. 조지나는 동생 토비와 함께 집을 얻기 위한 위험천만한 <개훔치기> 플랜을 짠다. 개를 훔치고, 찾은 척 주인에게 돌려주고, 사례금을 받아 그 돈을 집을 구한다는 수순의 계획이다.

 

조지나는 행동을 감행한다. 카멜라 아줌마의 개 윌리를 훔쳐 외곽의 주인없는 집에 숨긴다. 하루이틀 먹을 걸 가져다주고, 아줌마가 속히 사례금을 마련하기를 옆에서 부추긴다. 그러데 자전거 여행 중인 무키 아저씨가 등장하면서 계획은 틀어진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아이의 거짓말은 훤히 보인다. 무키 아저씨는 조지나가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넌지시 가르침을 던져주고 길을 떠난다. 조지나는 진심어린 반성으로 카멜라 아줌마에게 윌리를 돌려주고, 카멜라아줌마는 조지나를 용서하고, 엄마는 집을 구하며 막을 내린다.

 

결국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양심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올바르지 못한 일은 순간의 실수로 시작하지만, 자신의 생각 대로 돌아가지 않을 뿐더러 대개는 스스로를 파멸시키게 마련이다. 그 질주의 환각에서 빨리 깨어날 수록 원위치로 돌아올 기회도 오는 법이다. 서경에 "하늘이 내린 화는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재앙은 돌이킬 수 없다"는 대목이 있다. 바바라 오커너는 이걸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세상이 이 교훈만큼 딱 돌아가면 좋겠지만, 지금은 아이의 순진한 도둑질이 어린 날의 치기와 실수 정도로 용서받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알고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