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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주말 하루

 이번 토요일도 근무를 했다. 주5일은 엄연한 존재하지만, 내 일상에서 일 걱정않고 주말을 온전히 쉬어 본 것이 몇 번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주말에 근무해도 이제는 자연스럽다. 주말은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고 재충전하며 가족과 함께하라고 주어지는 것임에도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직장인이라면 다 비슷할 것이다.

 

 오늘은 오전에 오창 호수공원에서 응급처치법 경연대회가 있었고, 오후에는 봉사회가 바자를 하는 곳에 가서 인사도 하고 물건도 샀다. 그리고 사무실에 가서 몇 시간 서류를 만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일 걱정이 덜하다. 때로는 주말에 집에 앉아 있어도 머리속으로 일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마저 끝내지 못한 일이 내 뒷머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 같다. 그런 자질구레함과 구질구질함을 어느정도 정리한 시점에서 맞이하는 주말 밤은 홀가분하고 맛있다.

 

 아내가 티브이로 드라마를 볼 때 나는 방에 들어와 인터넷으로 축구 생중계를 봤다. 기성용이 선발 출전한 경기다. 상대인 에버튼이 오늘따라 더 강하다. 기성용은 전반에 오른발 슈팅 하나, 후반에 왼발 슈팅 하나를 날렸다. 골과 다름없는 정교한 슈팅이었다. 어랄라. 후반에 동료 선수가 옐로카드 두 개로 퇴장당하고 나니 포지션이 바뀌었다. 미드필더에서 중앙수비수로. 나는 이 그림이 낯설다. 선수는 오죽했을까.

 

 해설가가 말한다. 너무 잘 하면 안 되는데. 이 대목에서 웃음이 났다. 직장에서 일 잘하면 일이 줄지 않는다. 그 일도 내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설가도 중앙수비수 보다는 미드필더로 뛰는 기성용을 보고 싶다는 뜻이겠지.

 

 진득하니 축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도 오랜만이고, EPL 경기 생중계도 오랜만이고 다 오랜만이다.

 

 그리고 오늘 모처럼 홀가분한 가운데 혼잣말 하듯 글을 쓰는 것도 오랜만이다. 

 

 이렇게 토요일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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