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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세상의 민낯을 듣다

 희망풍차 봉사원 교육 교재 T/F에 참가했다. 적십자가 새롭게 추진하는 국민참여캠페인인 희망풍차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선 이를 현장에서 구현할 봉사원의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원을 전문봉사원으로 만들어나갈 표준화된 교재가 필요하다.

 

 나는 당초 운영에 관한 세부내용을 지정받았으나, 본사 동료 추천(?)으로 희망풍차 대상자의 이해 부분을 맡게 되었다. 강의를 하든, 책을 쓰든 나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면 책을 끝까지 넘길 힘과 이유를 느낄 수 없다. 쉽게 말해 앞에서 공감을 이끌어야 하고 관심을 쏙 빨아들여야 한다.그래서 부담되는 대목이다.

 

 아동청소년, 노인,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의 현실을 다룬 기사를 찾을 것이다. 감상적인 기사 말고 읽어서 다소 불편하고 회피하고 싶더라도 있는 그대로 벌어지고 있는 21세기 현실의 민낯을. 양극화, 고령화, 다문화, 무연사회 등등..

 

 나는 어려운 가족의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지원해 주기 위해선 실태조사가 선행돼기 때문에, 실태조사서에 적힌 사연을 읽는다. 때로는 드라마보다는 극적인 삶의, 가족의 붕괴된 상황을 본다. 도움의 손길을 뻗어달린 요청을 듣는다. 이런 글은 나에게 보람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런 사연이 내 마음을 흔드는 파장이 커서 아프고, 도움을 실제로 연결해서 해결방안을 찾는 경우에는 보람이 된다.

 

 서울에서 회의를 마치고 예약된 기차를 타고 내려왔다. 오늘은 충청리뷰 사별연수가 있는 날이다. 갈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집은 가깝고 강의장은 멀기 때문이다. 퇴근시간이라 차도 엄청 밀렸다. 하지만 건국대 손석춘 교수의 강의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해서 듣기로 마음먹고 1시간을 버스에 서서 갔다.

 

 손석춘 교수는 "내가 죽으면 언론이 실어줄까?"라는 말을 친구에게 남기고 떠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이 소풍비 3,800원이 없어 괴로운 상황, 직장을 잃은 아픔, 아이들을 키울 능력이 없는 현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삶에 중압감을 주었을 것이다. 네 가족의 삶은 비극으로 끝났고, 비정한 모정이라는 사설로 신문에 실렸다고 한다. 하루에 40명 넘는 사람이 생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경제적 문제 때문에.

 

 현실의 민낯은 이렇게 처참하다. 언론의 의제설정이 중요한 이유다.

 

 오늘 하루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고, 숙제를 얻게 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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