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를 처음 시작한 건 2003년이었다.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해
일관된 내용도 없이
일기도 아닌 습작노트도 아닌 어중간한 경계에서
나는 끄적였다.
내가 봐도 이리 재미가 없는데 보는 이라고 재밌을쏘냐.
기사거리가 없어 사고를 쳐야 할 것 같은 본말전도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발길을 끊었다.
그렇게 한동안 블로그와는 담을 쌓았다.
사그라질때로 꺼져가던 나의 불씨에 다시 기름이 되어 준건
파워블로거 팸투어였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과 지역에서 이름난 블로거들과 함께 동행을 하였는데
(순전히 내가 낄 자리는 아니었다. 나는 파워리스 블로거였으니깐)
오기가 생겼다.
"에이씨..별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게 나는 다시 글을 썼다.
이번에는 그래도 몇 가지 방향이 섰다. 여러갈래 테마가 잡힌 것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 분야와 나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독서리뷰, 일상다반사로 시작했다.
어디가서 낯내는 것 싫어하고, 앞줄보다 뒷줄에 서는 거 좋아하고 오지랖 넓게 나대는 편은 아니기에
조용히 블로그를 운영해 보니 글은 늘어나도 정말 블로그가 조용했었다.
나보다 블로거로 존재감을 조금씩 드높이는 아내의 뒤꽁무니를 쫓아
나는 중부매일 충청도블로그에 올 2월 가입했다.
헉! 그런데 내 기사가 지면에 실린 것이다. 나는 즐거웠다.
내 글을 지면으로 보니 나름 기쁨더라.
그런데 내 글이 자주 실리는 것이다. 이건 왠 대박!
누구 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좋아 내 관점으로 글을 썼으나
그 이야기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어제 나는
<2012 지역신문 컨퍼런스 - 시민기자 기사대회> 부문에서
중부매일 시민기자로 참가해 은상을 탔다.
시민기자라는 표현은 아직도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언제쯤이면 익숙해질까..
극소수의 직원에게만 이야기하고 다녀왔으나
우째 다들 알고 언제 한턱 쏠거냔다.
언론의 힘, SNS의 파급력이다.
통장에 입금되면,
떨어질줄 모르고 달라붙어 있는 치통이 사라지면,
술자리 하자고 했다.
글을 쓴다는 건 뭘까.
내가 제언했던
시민기자와 전문기자의 시너지는 정말 구현 가능한 것일까..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내년도 시민기자 기사대회는 올해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할거라는 것
한가지 바라는 건
지역을 위한 지역신문이 더욱 발전했음 좋겠다는 것
상을 타도 나는 그대로다.
여전히 파워리스 블로거.
아무튼 색다른 경험을 했다.
나는 그것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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