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선 속도전을 요구한다. 빠르면서 정확한 일처리. 일터에서 나는 그 질주에 맞추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이 모습이 나의 전체는 아니다. 사실, 난, 느릿느릿.
집에 먹을 게 없다고 하여 퇴근하면서 홈플러스에 들렀다. 내가 좋아하는 찰순대를 사서 집으로 갔다. 레시피 대로 15분간 쪘다. 익은 순대를 꺼내 도마위에 올리고 칼로 먹기좋게 썰었다. "이건 순대란다." 옆에 온 아이에게 순대란 걸 알려줬다. 그런데 질문의 연속이다. "이거 동물이에요?" "혹시 뱀은 아니죠?" "방금 뱀의 머리를 자르건 아니죠?" 둘둘 말린 순대가 뱀처럼 보였나보다. 아이의 상상력에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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