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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빨래는 밟아야 맛이쥐~~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여름장마처럼 양도 많았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살짝 개였는데 기온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12월의 첫 날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충북적십자사에는 5톤짜리 특수차량 두 대가 있습니다. 한 대는 이동급식차량이고, 한 대는 이동세탁차량입니다. 오늘은 세탁차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저는 견학온 학생들에게 이 차량을 소개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이 차량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옵티머스 프라임같지 않나요?" 그러면 학생들은 크크하며 웃습니다.

 재난이 나게 되면, 특히 수해가 나게 되면 집안에 물이 들이닥쳐 옷가지나 이불이 흙탕물에 젖을 수 있습니다. 이때 빨리 씻어 널지 않으면 냄새가 나면서 다시 쓰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장에 출동해 즉시 빨래를 해 주기 위한 차량이 이동세탁차량입니다. 좋은 차죠. 옵티머스 프라임은 세상을 지키고, 이동세탁차량은 이재민의 빨래를 지키니깐요.

 재난이 없다고 이 차가 주차장에서 노는 건 아닙니다. 평상시에는 마을을 돌면서 빨래를 합니다. 대개 노인부락이나 시설에서 많이 합니다. 세탁차 안에는 세탁기가 일곱 대 장착되어 있지만 때론 묵은 때를 팍팍 벗기기 위해 밖에서 발로 밟아주기도 합니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빨래는 밟아야 맛이 아닐런지..그래야 빨래도 금세 끝납니다.

 오늘은 보은 속리산에서 세탁봉사가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고무장화를 신고 큰 대야에 들어가 빨래를 밟으셨네요. 추위도 아랑곳않고 즐기면서 봉사하는 모습.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웃음이 가득합니다.

 야외에서 하는 빨래, 겨울빨래는 이제 물이 얼기 때문에 좀 쉬어야 합니다. 일년을 쉼없이 달려온 세탁차량도 이제 점검도 해야 하고, 내년을 대비해야 합니다. 물론 차량이 필요한 상황에는 언제든 출동하겠죠.

 한해 고생한 세탁차량에 박수를 보냅니다..세탁차량을 연중 운행하신분, 추운 날씨에 고생한 봉사원분에게도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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