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卒
부고가 예기치않게 날아들었다. 선배의 급작스런 죽음은 분명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었다.
그는 나의 신문사 바로 윗 기수 선배이자 단과대학 1년 선배였다.
누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는 수도없이 받지만, 조부모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본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황망하기 그지 없었다.
내 기억에 있는 그의 자리는 그닥 크진 않다. 내가 신문사에 들어갈 무렵 그는 휴학을 하고 군대가기 직전이었고,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한 후에야 몇번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선배는 공인회계사 시험공부를 하느라 상경해 고시원에 박혀 지냈고 나는 청주에 있었다. 늘 우리의 행보는 함께 가기보다는 스치듯 엊갈렸다.
내 기억에 그는 우람한 풍체에다 희고 선한 얼굴이었으며 왠만한 일에는 노여워하지 않는 '허허로움'이 있었다. 실제 그는 '허허'하며 고개를 살짝 하늘로 향햐듯 웃음을 지었다. 오늘따라 그의 웃음이 귓가에 맴돌고,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우리가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선배는 사무실 책상에 잠든듯이 엎드려있다가 동료 직원에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병원에 급히 이송되었지만, 이미 뇌동맥이 터져 뇌출혈 상태로 의식을 잃었고, 이틀이 지난 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날이 내가 부고를 접한 바로 전날이었다.
나도 마찬가지 직장을 하는 사람으로서 선배는 연일 야근과 밤샘을 밥먹듯하고 운동할 짬은 엄두도 못냈으며, 자주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더욱이 회계라는 업무를 했으니 결산과 세출이 시작하는 1월은 오죽 일이 많았을까..
말은 들었지만 실감은 나지 않았다. 막상 장례식장에 사진으로 자리한 그의 모습을 보니 그저 눈물이 났다. 선배의 죽음 그 자체도 애통했지만, 착한 아내와 금쪽같은 두 아이를 두고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한 집안이 믿음직한 장남이었는데 부모님은 또한 먼저간 아들을 가슴에 품고 괴로운 심정으로 살아가실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선배는 대학이후 타향살이를 시작했지만 이제 고향땅에 돌아와 묻혔다.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존재는 잊혀지겠지. 지금의 슬픔이 높다란 파도처럼 크다해도, 시간이 흐르면 잔잔한 일상이 돌아오겠지.
선배..
좋은 곳에 가서 가족들 굽어 살피시고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
이승에서의 고통 모두 훌훌 털고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사세요..
편히 영면하세요..
부고가 예기치않게 날아들었다. 선배의 급작스런 죽음은 분명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었다.
그는 나의 신문사 바로 윗 기수 선배이자 단과대학 1년 선배였다.
누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는 수도없이 받지만, 조부모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본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황망하기 그지 없었다.
내 기억에 있는 그의 자리는 그닥 크진 않다. 내가 신문사에 들어갈 무렵 그는 휴학을 하고 군대가기 직전이었고,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한 후에야 몇번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선배는 공인회계사 시험공부를 하느라 상경해 고시원에 박혀 지냈고 나는 청주에 있었다. 늘 우리의 행보는 함께 가기보다는 스치듯 엊갈렸다.
내 기억에 그는 우람한 풍체에다 희고 선한 얼굴이었으며 왠만한 일에는 노여워하지 않는 '허허로움'이 있었다. 실제 그는 '허허'하며 고개를 살짝 하늘로 향햐듯 웃음을 지었다. 오늘따라 그의 웃음이 귓가에 맴돌고,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우리가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선배는 사무실 책상에 잠든듯이 엎드려있다가 동료 직원에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병원에 급히 이송되었지만, 이미 뇌동맥이 터져 뇌출혈 상태로 의식을 잃었고, 이틀이 지난 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날이 내가 부고를 접한 바로 전날이었다.
나도 마찬가지 직장을 하는 사람으로서 선배는 연일 야근과 밤샘을 밥먹듯하고 운동할 짬은 엄두도 못냈으며, 자주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더욱이 회계라는 업무를 했으니 결산과 세출이 시작하는 1월은 오죽 일이 많았을까..
말은 들었지만 실감은 나지 않았다. 막상 장례식장에 사진으로 자리한 그의 모습을 보니 그저 눈물이 났다. 선배의 죽음 그 자체도 애통했지만, 착한 아내와 금쪽같은 두 아이를 두고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한 집안이 믿음직한 장남이었는데 부모님은 또한 먼저간 아들을 가슴에 품고 괴로운 심정으로 살아가실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선배는 대학이후 타향살이를 시작했지만 이제 고향땅에 돌아와 묻혔다.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존재는 잊혀지겠지. 지금의 슬픔이 높다란 파도처럼 크다해도, 시간이 흐르면 잔잔한 일상이 돌아오겠지.
선배..
좋은 곳에 가서 가족들 굽어 살피시고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
이승에서의 고통 모두 훌훌 털고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사세요..
편히 영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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