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리봉에 올랐다. 참 오랜만이다.
새벽마다 산에 올라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출근하기도 했었는데.
안 가면 늘 하던 일도 귀찮아지고, 가던 길도 멀게 느껴진다.
날이 쌀쌀해 땀이 나지 않았다.
겨울산은 휑하다. 잎을 모두 내려놓은 나무들 사이사이로 산의 속살이 다 보인다.
한번은 산길에서 뱀을 만난 적이 있었다. 깜짝 놀랐다. 겨울은 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교원대 옆으로 산을 내려왔다. 내일부터 새학기다.
캐리어를 끌고 오는 학생들, 기숙사 앞에 세워진 차들은 신입생들의 이사를 짐작케한다.
나도 부모님과 함께 기숙사에 이사를 했었지. 벌써 20년이 지났다니.
와이프가 임신 중이라 홀로 걸었다. 아마도 올해는 함께 산에 오르기 힘들 것이다.
가끔은 혼자 다니는 게 재미가 없다. 이야기도 하면서 걷는 시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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