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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호'를 만들었던 이유

직장내 '호칭 파괴'에 관한 기사가 최근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는 임원을 '파트너', 직원을 '선생님'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LG전자는 7월부터 5단계 사무직 직급을 3단계로 단순화해 '사원', '선임', '책임'으로 통합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임직원 간의 호칭을 '님', '프로' 등으로 바꿨다.

SK텔레콤은 2006년부터 직위를 팀장과 매니저로 쓰고 있다고 한다.

CJ는 2000년 1월 '님' 호칭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2011년 충북지사에서 '호칭 파괴'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처장님', '팀장님', '과장님', '주임님'이라는 호칭에 익숙해 있던 직원들에게

새로오신 사무처장님은 각자 아호(雅號)를 하나씩 만들고, 기존 호칭 대신 아호를 상호간 부르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도 아호를 만들었다. 우보(牛步).

호칭 파괴는 낯설음과 어색함의 연속이었다.

그 불편함이 아주아주 조금 익숙함으로 바뀌어 갈 무렵,

사무처장님은 본사로 발령이 나셔서 올라가셨고,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과거의 호칭으로 되돌아갔다.

지금까지 우리 사 안에서 '호칭 파괴'를 했다는 다른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면에서 그 사무처장님은 참 앞서가신 분이었다. 실험을 해 보셨으니깐.

앞으로도 호칭 파괴가 자리잡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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