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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잊혀진 우리..

할머니는 우리 나이로 100세가 되셨다.

예전 100세 어르신은 자식들 봉양받으며 장수마을에서 사셨는데,

요즘은 요양병원에서 100세를 맞이한다는 슬픈 이야기를 최근 책에서 읽었다.

할머니도 작년 하반기부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요양병원에 들어가시게 되었다.

 

할머니를 뵙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부산 다대포에 있는 요양병원엘 갔다.

멀리서 왔다고 가까이 사시는 고모와 큰어머니도 시간내어 오셨다.

할머니는 예닐곱 명의 다른 할머니 들과 한 병실에서 지내고 있었다.

 

할머니는 큰집에 계실 때보다 신체적인 건강이 좋아졌다고 한다.

속병 한 번 없을 정도로 일평생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밴 분이시다.

그런데 문제는 기억이다.

할머니는 우리 가족을 알아보지 못했다

다른 때에 우리를 떠올릴지 모르겠으나 그 순간 만큼은 그랬다.

우리 가족의 기억속에는 할머니가 오롯이 살아있는데

할머니의 기억속에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도 없다는 것이 참 마음을 베인듯이 아프다.

 

작년초 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렸더니 그렇게나 좋아하셨는데,

이제는 그러기도 어렵다..

 

이 착잡하고, 가슴 아픈 상황이 얼마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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