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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초등학생에게 백금샤프라니..



 다는 아니겠지만, 이 나라에서 가장 잘 산다는 부자동네 강남에선 부모들이 초등학생 자녀에게
백금으로 된 50만원 짜리 독일샤프를 사 주기도 한다네.

 아이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이겠지만 이건 지나치다 싶다.
 50만원 짜리 샤프는 그 보다 비싼 필통에 넣을 테고, 그 보다 비싼 가방에 담아서 들고 다니겠지. 

 어린시절 우리 아버지는 학교 다니는 날 위해 뭘 해주셨던가 떠올린다.
 나 학교 들어가고 졸업할 때까지 달력을 칼로 오려서 교과서 덮개를 만들고 제목을 써 주셨지.
 검정색 도루코 접는 칼로 신문지를 깔고 연필을 직접 깍아서 필통을 가득 채워 주셨지.
 연필을 많이 쓰다보니 자연스레 글씨도 반듯하고 지금도 남에게 칭찬들을만큼 잘 쓰게 되었지.
 중학교 들어갈 때는 누런 갱지에다가 A부터 Z까지 쓰고, 옆에다 우리 말로 읽는 법도 적어 주셨었네
A 에이, B 비, C 씨 이렇게..이렇게 영어를 처음 배웠다..ㅎㅎ

 비싼 샤프를 가지고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종이에 옮길 지 궁금하다.
 내 생각에 글씨는 잘 쓰지 못할 것 같다.
 
가는 샤프로 글 쓰는 버릇을 들이면 크고 힘있는 글씨를 만들기도 힘들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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