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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희한한 하루

 잠들기 전 책상에 앉아 어떻게 하면 회원을 많이 늘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깊게 고민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불꺼진 어둠에 빠져들지 못하고 멀뚱히 천장을 응시하며 일 생각을 했다. 이런 날이면 꼭 새벽에 잠이 깬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상황이 조금 희한했다.

 나는 일년에 꿈을 다섯 번도 꾸지 않는다. 365일 중 360일은 그냥 자는 날이고, 5일은 꿈꾸는 날이다. 꿈을 꾸었어도 꾸었다는 기억만 있지 개꿈인 경우가 많다. 늘 생각하며 산다고 여기는데 나의 무의식은 별로 그렇지 않은가보다. 오늘은 나의 꿈에 모처럼 청순한 여인이 등장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등장하는 전지현처럼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고 미백 복숭아처럼 뽀얀 얼굴빛을 한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걸어가는 내 팔에 팔짱을 꼈다.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깼다. 

 그러나 나의 일진은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 해 제출했던 토익 성적표가 유효기간이 지나서 다시 시험을 봐야 한다는 통보를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어이쿠. 머리가 조금 아팠다. 다시 등록하기 위해 돈을 써야 하고, 시험을 본다해도 그때보다 더 나은 점수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오랫동안 나는 공부에 담을 쌓았으니깐. 게다가 사무실일은 일대로 쌓여 있었다. 차분히 일에 몰입하고 싶지만 평일 낮에 기획업무는 사실 하기 어렵다. 진도도 속도도 잘 안난다. 

 그래도 복잡한 일만 있었던 건 아닌 듯하다. 모처럼 군대시절 상사 얼굴도 잠깐 보며 깔깔대며 다음에는 시간내서 소주라도 한잔 하자며 반가워했으니까.. 하루가 이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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