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는 정직하다. 물말라 시들하다가도 물을 뿌려주고 기다리면 다시 생기를 얻는다. 그걸 보고 있으면 나도 덩달아 흐뭇해진다.
일년 전 지금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화초를 몇 개 샀다. 휑한 집안을 메우고, 메마른 감성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아는 사람이 꽃가게를 운영해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화초를 가꾸는 일은 내 몫이 되었다. 그렇다고 크게 하는 것 하나도 없었다. 주중에는 방치하다가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 되면 베란다에다 화초를 모조리 옮겨다 놓는다. 물을 흠뻑 뿌려주고 한낮 햇볓을 쬘 시간을 줬다가 저녁에 마루로 옮겨다 놓는 게 나의 소일이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조그맣던 녀석들이 한 해가 지나고 나니 꽤나 자랐다. 키도 자라고, 잎도 무성해졌다. 겨울을 참고 이겨내 나에게 다시 꽃을 선사하기도 한다.
알갱이를 터트리며 연분홍 꽃잎을 활짝 펼치고 있는 화초를 보노라니 마음이 들뜬다.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 한 컷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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