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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거북이

어차피 살 거라면,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 / 이근후(이화여대 명예교수) 지음

이미지 출처 : YES24

백살 인생이다. 인생이 참 길다. 우리 할머님도 작년에 백살로 돌아가셨는데. 내 인생 백살까지 산다고 생각하면, 인생이 외롭게도 무섭게도 새롭게도 느껴진다. ‘노년은 젊은 날의 추억으로 사는거다.’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30대 초반에 들었는데 어느덧 내가 40대 중반에 다가와 있다. 이근후 선생님도 비슷한 말씀이시다. 행복은 차곡차곡 적금 넣듯 쌓아가야 하나 보다.

요즘 나는 행복하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보다 아내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까이 있어 티격태격하고, 옹졸하게 욱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내 삶의 행복이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걸 나는 몸소 느끼고 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연스레 광대가 승천한다. 아이를 쳐다보자마자 아빠미소로 바뀌고, 아이의 꺄르르 웃는 웃음소리에 하루의 피로가 사라진다. 이렇게 좋은 걸 외면한 채 나는 무엇에 열중하며 살았던 것인지 반성하게 된다.

아이는 금새 자란다. 자고 일어난 아이는 쑥쑥 자라고 있다. 생각도, 언어도, 신체도. 영아에서 유아로, 유아에서 청소년으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커가겠지. 아이가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자라나기 위해선 가정 내에서 부모의 건강함을 곁에서 보고 자라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내가 먼저 유쾌하고 건강한 것이 우선이란 생각이다. 그러려면 잡을 것은 잡고 놓을 것은 놓고 베풀 것은 베풀고 받을 수 있는 것은 감사해 하며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 대해 만족해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이근후 선생님은 정신과 전문의로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자신의 인생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을 묶어 하나하나 조언하신다.

<인생에 대한 태도>

1. 어차피 백년을 살아야 한다면 - 맞습니다. 저희 친가 외가를 보면 장수 유전자에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더 찾을게요.

2. 끝까지 살아봐야 그 뜻을 알 수 없는 것들 - 제 앞의 현실을 전부라고 판단하지 않을게요. 전 늘 인생은 새옹지마, 호사다마라고 생각해 왔어요.

3. 나답게 사는 것 외에 다른 정답이 있을까 - 전 남을 많이 의식하고 살았어요. 카톡 문구를 ‘Love Yourself'로 바꿨어요. 나답게 살려구요.

4. 가족은 무엇으로 사는가 - 3대 13명이 한 지붕 아래 사시는 게 정말 부럽네요. 할머니의 사랑을 받았던 저처럼 제 아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더 많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5. 말이 통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 - 나이 먹어 꼰대 소리 듣고 싶지는 않네요.

 

<일상에 대한 태도>

1. 더 건강해지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 과로로 건강을 잃어보니 알겠습니다. 몸이 좋아야 내가 행복하고, 제 낯빛이 밝아야 상대도 편안해 하더라구요.

2. 나이가 들면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습관을 들인다 - 사람관계 넓고 깊게가 잘 안 돼요. 더 노력해야죠.

3. 골치 아픈 집안 대소사는 전부 자식에게 넘긴다 - 늦게 얻은 아이라 앞으로도 제가 대소사를 챙겨할 것 같아요.

4. 배우자를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착각하지 않는다 - 지당하신 말씀이세요.

5. 돈, 까짓것 없어도 괜찮다는 배짱을 키운다 - 자본주의사회라 돈이 없으면 그것도 고통이겠지만,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배짱 두둑히 살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6. 시에 재능없는 내가 20년째 시를 낭송하는 까닭 - 공감합니다. 저도 2년 전부터 시 외우기를 시도했어요. 또 바빠서 쉬었다가 까먹고 있다가 다시 외우기를 반복하곤 합니다. 이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랑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외울 정도 되었어요.

정말 유익했다. 유익함은 지금 바로 이 시기에 내가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한 조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직 노년은 멀지만 점점 다가오고 있고, 그때 닥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미리미리 실천해 나간다면 노년은 더욱 희망적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별 것이기도 하고, 별 것이 아니기도 한 것 같다. 이 인생은 단 한 번이고,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고 싶다. 책 속에 개인 이메일이라도 있다면 잘 읽었다고 감사의 메일이라도 써 볼 텐데. 그렇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내 블로그에 담아 보는 것으로 정리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