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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혼자 산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애민(愛民) 편에서 목민관은 노인을 공경하고 백성을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4궁(四窮)을 구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한 4궁이란 홀아비, 과부, 고아, 늙어서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가르킨다. 


 200여년 전에도 이처럼 늙어서 의지할 곳 없는 사람, 즉 독거노인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했던 듯 보인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이 인간이 겪는 고통이라고 불교에서는 이야기하지만, 혼자서 온전히 모든 걸 해결해야 하고 나이마저 든 사람이라면 그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리라 생각한다. 이 문제는 이제 갈수록 고령화되어가고 있는 한국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적십자사는 지난 2005년부터 사각지대로 내몰린 어려운 형편의 노인가정을 돕기 위해 적십자 봉사원 1명과 어르신 1명이 결연을 맺는 <어버이결연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정마다 매월 적십자회비로 지원하는 1만원에 적십자 봉사원이 자기 돈 1만원을 보태 밑반찬을 만들고 매주 어르신을 방문한다. 자원봉사활동이라는 게 계획된 돈만큼 써지는 게 아니라서 적십자 봉사자들은 반찬을 들고 가면서 베지밀이라도 한 상자 사 가든지, 아니면 과일이라도 사 가며 자기 돈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적십자와 결연을 맺고 있는 노인 위기가정이 전국 2만 세대, 충북 450세대 이다. 여기에 작년부터 전국 5천 명, 충북 120명의 독거노인을 더 지원하고 있다.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어 감에 따라 <어버이결연활동>은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되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활동이다.

 오늘 나는 우연히 73세 되신 어르신이 한 결연봉사자에게 보낸 편지를 보게 되었다. 편지에는 밑반찬을 만들어 찾아와주는 적십자 봉사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절절히 담겨 있었다.

 선생님께서 주신 반찬은 감사히 잘 먹었읍니다.
 때로 감기몸살로 너무 괴로울 때는
 혼자 산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지
 자식들도 모릅니다.
 선생님께서 고운 마음씨로
 주신 반찬을 먹으면서
 손등으로 눈물까지 딲으면서도
 맛있게 잘 먹었읍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

 어르신은 마지막에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두 번이나 남겼다. 

 너도 나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된다.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의 문제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