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간송미술관의 사군자대전을 보고 왔다.
일년에 두번 하는 간송미술관 전시회에 사람들의 관심은 굉장히 뜨거웠다.
미술관 앞에서부터 도로에까지 줄지은 관람객을 보면서 장사진 이라는 용어가 생각났다.
꿈틀대는 뱀마냥 줄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내가 꼬리였는데 나아가는 만큼 꼬리는 다시 생겨나고 있었다.
사군자대전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미술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기 때문에 골고루 좋아하지도 못한다.
내가 관심갖는 거라면 바로 훈민정음.
근래 내 관심사는 우리 말이다. 번역을 공부한 후로 우리 말을 좀 더 관심있게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그 모태가 되는 훈민정음이 이 미술관 어딘가에 있을거라 생각하니 더욱 관심이 갔다.
작년 가을 민사랑 서점에서 <간송 전형필>을 처음 보았다. 책장을 넘기며 조금 읽다가 말았다.
그러다 간송미술관을 다녀왔고, 며칠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다 읽어서 그랬나 이 책이 더욱 끌렸다.
그러고보니 오월 한 달 난 꽤나 싸돌아 다녔다. 다녀온 절만 해도 구례 화엄사, 하동 쌍계사, 남해 보리암, 청주 복천암, 서울 길상사를 다녔다. 이 사찰이 있는 주변도 함께 돌아보았다.
인생은 짧고 가 볼 곳은 많구나..
앎은 짧은데, 배워야 할 것도 많구나..
알면 알수록 세상은 즐거워지고..
다녀보면서 나는 우리 선조가 만든 문화가 참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문화가 강한 나라가 일류 국가라는데, 우리 나라는 참 뛰어난 나라다.
그런데 이런 나라, 이런 문화가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책 <간송 전형필>을 읽으면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려고 노력한 한 대수장가의 삶을 보았다.
상상조차 안되는 800만 마지기의 만석꾼이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 헛돈을 쓰지 않고
조국의 문화를 지키려고 전재산을 쏟아가며 수집하고
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에 헌신하고 이웃을 구제하는 모습에서 감동했다.
다소 책이 뒤 편으로 가면서 밋밋하게 마무리되어 아쉬웠지만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분명히 알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
우리는 과연 우리 것을 소중하게 지키고 있는가..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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