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자잘한 걱정을 모두 내려놓고 1박2일의 부서연수를 다녀왔다.
1박2일이라고는 하나 오후까지 업무를 마무리짓고 떠나는 연수이기에
실상은 하루짜리 연수였다.
사실 이번 연수는 사전계획이 거의 없었다.
출발일과 목적지만 있을 뿐, 출발할 때까지만도 어디서 잘 것인지 어디서 무엇을 먹을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그런다고 걱정은 들지 않았다.
주위에서 채근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여섯 명은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만일 우리가 일정을 수립하고 출발했다면 짜임새는 더 있을지 몰라도
얽매였을 지도 모른다.
어차피 첫날 밤은 도착하고 먹고 자는 것이 일과였지 않은가..
한적한 영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횡성휴게소에서 집결했다.
지도를 구해 살펴보니 오늘의 최적지는 동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동해시에 호텔을 잡고 오징어로 유명한 묵호항에서 제대로된 회를 먹자고
제안하니 모두가 더없이 좋아했다.
동해는 참 멀었지만, 기분탓일까 가는 길은 오는 길에 비해 가벼웠다.
묵호항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된다는 신라회집엘 갔다.
어달해변을 지나면서 횟집들이 줄지은 거리를 지나는데
충북횟집, 충북충주 등 낯익은 이름을 딴 간판들이 반가웠다.
이번 연수는 구성원이 남3, 여3이다. 여자는 모두 기혼녀이다.
가정을 벗어나 자유를 얻은 여직원들은 신이 나 보였다.
고급회를 배가 부르도록 먹고 즐거워했고
숙소로 귀가해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은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더욱 상쾌했다.
출발을 앞두고 오늘 오전은 삼척의 환선굴을 방문키로 했다.
40여분을 달려 산새가 깊고 경치가 수려운 환선굴 매표소에 도착했다.
행여 인터넷 예약은 못했지만 매표소 여직원에게 대금굴 자리가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 여섯 자리가 있었다.
티켓을 끊고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가는 직원들의 기분은 한층 상승되었다.
환선굴을 가려고 마음먹었는데 이건 또 횡재수도 아니고 대금굴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대금굴을 찾아 올라가는 길목은 계곡과 원시림이 어우러진 것처럼
마치 캐나다의 록키산맥의 어느 호숫가를 연상시키듯 아름다웠다.
나 또한 국내에서 처음 방문하는 굴이 대금굴이 될 줄이야..
모노레일을 타고 언덕을 올라 동굴속까지 진입했다.
반팔 차림이었는데 실내 온도가 14도로 굉장히 서늘했다. 나에게 딱이었다.
가이드의 안내가 수신기를 통해 전해졌다.
관광의 묘미는 막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이해를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가이드는 관광지에선 꼭 필요하고, 설명은 요긴하다.
이날도 50여분의 시간동안 가이드와 40여명의 관광객은 한 조가 되었다.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아마도 밋밋한 관광에 그쳤을 것이지만
가이드의 설명 하나하나가 시간이 금방 지나갈 만큼 흥미롭게 만들었다.
종유석, 석순, 석주, 비룡폭포, 생명의 문, 부교 등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금굴의 신비에 경탄했다.
환선굴보다 좋았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 등
모두들 좋은 평을 내놓아 나도 더불어 만족스러웠다.
점심은 삼척해수욕장에 있는 식당에서 물회와 회덮밥을 먹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맛도 달콤했다.
동해안을 따라 망상까지 드라이브를 하고
고속도로에 올라 제천 충주를 들른 후 청주에 도착했다.
몸은 극히 피곤했지만
무탈하게 잘 끝난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내년에는 제주도를 가자는 의견도 나왔다.
함께 해서 즐거운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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