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칠순이 6월말이다. 그래서 친지 어른들과 함께 하는 식사는 6월말에 하고, 2주 앞서 우리 가족 대천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해외여행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코로나때문에 가능하지도 않다.
1주전부터 주말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이 자리를 준비한 나로서는 시시각각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어렵사리 리조트룸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고, 자칫하면 먹는 것도 볼거리도 애매해져 버리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느님이 보우하사셨는지 남부지방은 호우가 내렸어도 우리가 묵은 중부지방은 내내 날씨가 좋았다. 정확히는 우리가 활동할 낮시간은 비가 오지 않았고, 숙소에 머무르는 시간에 비가 내려줬다. 취소해야할까까지 고민했었는데 그대로 추진한 게 맞았다.
아버지는 화물 운전하며 전국을 누볐지만, 대천해수욕장까지 와 보기는 처음이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젊은날 친구들과 대천해수욕장에 한 번 오셨었는데, 그날 육영수 여사 사망하는 일이 생겨서 바닷가 스피커로 방송이 나왔다고 알려주셨다. 그게 언제적 얘기인가. 46년만에 대천바다를 구경 하신거다.
우리 가족 완전체가 되었다. 대천해수욕장에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벌써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는 크록스 신발을 신고 태어나 처음으로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저녁식사는 회를 먹고, 아침은 숙소에서, 점심은 게장을 먹었다. 어머니는 게장을 좋아하신다. 게장집에서 6명분 테이블이 바로 나오지 않아서 30여분을 대기했다. 식구들이랑 게장집은 처음 와 보는 것 같다. 전날 횟집에서도 고추장게장을 내 줬는데 음식이 주메뉴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닥 신선해 보이진 않았었는데, 전문 게장집은 깔끔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어머니가 너무 맛있어 하셨다. 실컷 먹고, 가는길에 포장도 하나 해서 보내 드렸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여동생은 여동생대로, 나는 나대로 안전운행하고 집에 귀가하면서 우리가족 모임은 즐겁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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