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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거북이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 푸른숲

 

 

 

<나는 꼼수다>를 처음 들었을 때,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 네 진행자 중 주진우 기자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다. 나는 원래 새로운 이야기에 솔깃하는 편이고, 말을 조곤조곤 설명하는 사람을 신뢰한다. 주진우 기자의 이야기는 다른 시시껄렁한 농담과는 달리 들으면 눈은 번쩍 귀는 쫑긋한 중량감있는 이야기들이어서 금새 이야기에 빠져 들곤 했다. 듣고나면 무슨 놈의 사회가 이리도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인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번주 나는 주진우 기자를 책으로 만났다.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푸른숲 >를 읽었다. 역시나 혼탁한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말도 잘 하지만, 글도 잘 쓴다고 생각했다. 기자가 쓴 글이어서인지 단문이 많고 군더더기가 없다. 내용에서도 검찰, 재벌, 종교, 언론, 정치, 친일 등 한국사회를 지배하지만 어지럽게 만드는 세력에 대한 주 기자의 소신과 행동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맨 뒤편에 쓴 <전주 성범죄 사건>을 읽을 때에는 가슴에서부터 뜨거운 기운이 솟구쳐 눈물이 찔끔 났다.

 

사회가 경제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발전할 때 그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도덕성에 있다. 건강한 사회는 도덕성의 바탕 위에서 풍요를 누리는 사회다. 스스로 잘 굴러가면 좋겠지만 항시 보면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개인은 감시해야 하고, 제도는 견제해야 한다. 이런 역할이 언론의 역할이고, 기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사회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이상 주기자의 말과 글은 혼탁한 사회를 과녁삼을 것이다. 진실은 묵과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결연한 용기를 내야만 맞딱뜨릴 수 있다는 깨우침을 이 책에서 잠시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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