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일간지는 토요일마다 책소개를 한다. 우리 집은 중앙지를 세 개 보고 있다. 지난주 신문은 일제히 최규석 우화 <지금은 없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었다. 기사에 관심이 가 이 책을 주문했다.
최규석의 우화 <지금은 없는 이야기>를 보더니 "우화할 때 '우'자가 무슨 자야?"라고 아내가 묻는다. 음..그러니까..곧바로 답하지 못했다. 우화가 뭔지는 대충 알겠는데 정확히 몰라 사전부터 펼쳐본다.
우화(寓話) : 빗대어 풍자한 이야기. 부칠 '우'자에 말씀 '화'자로 일반적으로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동물들을 주인공 삼아 인간의 어리석음과 약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이다.
FABLE : A fable is a story which teaches a moral lesson. Fables sometimes have animals as the main characters.
일단 뜻은 알았고,
이 책을 읽은 느낌은 음울하다. 아프다. 따끔하다.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이야기했기 때문은 아닐까? 탐욕, 불행, 집단주의, 자본, 내면의 파괴, 경쟁, 현혹, 분열, 승부, 낙관이 가져다 주는 불행 등 세상사의 문제되는 주제들을 풍자하고 있다.
자라면서 보게 되는 세상은 알면 알수록 탁하다. 과거에도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오늘날 세상은 지나치게 경쟁을 부축이고, 가진자와 없는자의 간격이 더 벌이지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별의별 술수가 동원된다.
이런 엄혹하고 몰인정한 사회를 건너는 첫 방도는 이런 사회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가 아닐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사회를 마냥 장미빛으로만 그려내는 낙관으로부터 벗어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표면 위로 드잡아 올린다.
두번째 우화 <불행한 소년>과 네번째 우화 <가위바위보>가 가슴에 오래 남는다. 없는 형편에서 태어나 자란 불행한 소년이 참고 용서하며 세상을 살지만 그의 처지는 나이지지 않고 결국 삶을 마칠 때가 되어서 후회를 한다는 긍정의 배신 이야기. 가위바위보로 중대사를 결정하는 사회에서 한 사람이 손을 다쳐 주먹밖에 낼 수 없다는 걸 알고선 모두 보자기를 내는 모습을 보고선 우리 사회가 딱 요모양으로 돌아가는 약자에 대한 배려없는 사회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우화는 대개 짧다고 한다. 이 책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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