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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거북이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 이현우 / 자음과 모음



 몇해 전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선생님은 사회철학을 전공하시고, 철학 관련 책도 여러 권 내신 분이다.  선생님은 나에게 요즘 지식인 사회에서는 '슬라보예 지젝'을 모르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 그런가..나는 지식인과는 거리가 있지만 슬라보예 지젝을 까먹지 않고 기억했다. 그래서 나는 이 양반이 뭐하는 사람인가 궁금해서 <누가 슬라보예 지젝을 미워하는가>라는 책을 사서 봤다. 물론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철학은 역시나 만만한게 아니며, 혼자 책을 읽는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학문도 아니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을 뿐이다.

 최근 신문에서 일제히 지젝을 언급된 적이 있었다. 서평가로 이름을 날리는 로쟈 이현우가 지젝 관련 책을 썼다고 소개하는 글이 여러 신문에 동시에 났다. 좀 쉬우려나. 그래도 9.11 이후 달라진 세계를 이야기한다는 데 그래도 와 닿지 않겠나 생각했다. 책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쌈박한게..페이지도 마음에 들었다. 200여 페이지. 책이 도착하고 나는 뜨악했다. 우선 글자 포인트가 작았다. 그리고 내용도 여전히 어려웠다.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사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슬라보예 지젝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바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보니 글을 읽었다고 이해가 될 리 없었다. 거기에 내 생각인 것이지만 은근 번역투의 느낌도 곳곳에 섞여 말 자체가 전하는 메시지가 쉽게 와 닿지 않았다.

 그래도 정리한다면 세상은 어처구니가 없게 돌아가고 있으며, 지금 살고 있는 사회는 문제가 많으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식에서 출발하자는 메시지 

 안 되겠다. 선생님께 SOS를 쳐야겠다. 슬로보예 지젝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도움을 요청드려야겠다.

<그래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이 책에다 시사평론가 노정렬 님과 CBS 변상욱 대기자님의 사인을 받았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