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은 책은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로고테라피라는 개념을 이룩한 빅터 프랭클 박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 : An Introduction to Logotherapy>이다.
이 책을 보기에 앞서 나는 사실 책의 처음부터 중간까지 나오는 자전적 이야기에 끌렸다. 뒷 부분은 읽어도 안 읽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샀다. 왜냐하면 2차 세계대전 중 강제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이 그 궁금증을 해소해 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읽고나니 이렇게 끔찍할 수가! 인간은 참 잔인하다. 목적달성을 위해 무수한 사람을 가두고 노동시키고 죽이는 일련의 과정을 자연스레 저질렀단 말인가. 인도주의는 전쟁 앞에서 철저히 무시되고 짓밟혀진 가치였다. 영장류 중 상대를 고문하고 모멸감을 주어 일어서지 못하게 만드는 종자는 인간밖에 없다고 한다. 왜 인간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인가?
하지만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모두 절망의 나락속에 산 것은 아니었고, 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희망을 보려 했다는 이야기를 보고선 참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도 했다. 만일 내가 그러한 위기상황 속에 갇혔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현명하게 판단하고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필사적일 수 있었을까?
나는 읽는내내 천당과 지옥을 떠올렸다. 강제수용소 안은 지옥이었다. 종교인들이 말하는 천국이 다른 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현재가 저자가 겪은 환경에 비하면 자유롭고 편안한 천국이 아닐까? 살아 있는 자체 만으로도 감사하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로고테라피,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이야기한다. 그 의지만 있다면 우리 모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이 땅 위에 인간을 압제하는 그 모든 것들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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