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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거북이

탁월한 사유의 시선

사진 출처 : 다음북

 

철학책은 어렵다.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씌여졌다 하더라도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철학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끝까지 완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글을 끝까지 읽었으나 문장의 의미를 헤아리지 못하기도 한다.

건명원 원장 최진석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었다. 철학적 주제를 딱 내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라고 평가한다. 내용은 더 좋다. 철학적 시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철학자의 사상이 부정(否)-선도(先導)-독립(獨立)-진인(眞人)의 체계 속에서 잘 정리되어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남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가치들을 모방함으로써 선진국의 뒷열, 개발국의 앞열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류제품을 만드는 세계 최고기업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부정부패, 정경유착, 갑질 등 후진적 문화가 남아 있다. 부모의 지위와 권력자의 청탁으로 채용결과를 뒤집어 버림으로서 공정한 기회를 믿고 도전했던 수많은 이땅의 청춘을 좌절시켰다. 이런 모습도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최진석 원장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시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선의 높이가 생각의 높이이고, 생각의 높이가 삶의 높이며, 삶의 높이가 바로 사회나 국가의 높이라고 주장한다. 문화, 사상, 철학의 힘을 기르자고 한다. 실천적 영역으로 나아가자고 한다. '종속적'이 아닌 '주체적'이 되자고 한다.

우리는 분명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생각이 더 성숙해지고, 만장일치가 아닌 생산적인 토론이 일상이 되며, 다수가 소수를 존중하고, 법을 지키는 것이 보다 이득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사회로 우리는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되돌아봤다. 부정하면서 살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더라. 그래서일까. 책을 끝낸 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