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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선 속도전을 요구한다. 빠르면서 정확한 일처리. 일터에서 나는 그 질주에 맞추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이 모습이 나의 전체는 아니다. 사실, 난, 느릿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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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학개론을 보다
    일상다반사 2012. 3. 25. 22:06
    




    별로 안 땡겼는데, 아내의 권유로 봤다.
    원래 이런 영화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보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대학에 간 때가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시기와 맞아서 그런지
    음악, 의상, 가방, 헤어스타일 그런 요소들이 낯설지가 않았다. 나도 저러고 다녔으니깐.

    주인공 남자와 여자는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났다.
    영화감독이 건축학과 출신이라 건축학개론을 배경삼았지만,
    나는 대학 다닐 때 정말 건축학 쪽으로는 관심도 없었지..
    경영대 생이었지만 사회학이랑 철학이랑 경제학 수업은 들으러 갔었지만..

    영화에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두번 크게 흘러 나왔다.
    이 노래도 참 좋아했었지.
    그러나 이 앨범에서 전람회와 신해철이 함께 부른 '세상의 문 앞에서'를 더 좋아했다.
    세상에 나가고 싶은 열망이 마음속에 꿈틀대던 청년기를
    온 몸으로 토해내며 무던히도 많이 이 노래를 불렀었지.
    가끔 노래방을 가면 이 노래를 부르는데, 모든 노래방에 다 이 노래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부르면서 느끼는 건 전람회 노래랑 내 목소리랑 조금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15년이 흐른 후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간다.
    삶은 바꾼 만남이지만 과거에도 현재에도 추억할 뿐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다.
    이런 게 고통이고, 현실이고, 결말이지.

    살아가면서 겪는 삶의 고통 중에서
    애별리고(愛別離苦)라는 것이 있다지..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 사람과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고통..

    한가인이 울분을 토하며 욕을 세 번이나 연커푸 내 지르는 장면은 다소 낯설고
    젊은 시절의 남자 주인공과 엄태웅도 그리 닮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영화가 주는 그 아련함과 설렘이 그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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