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잉의 시대, 풍요의 시대, 비대의 시대를 산다. 많다고 마냥 행복한 것만도 아니다. TV채널이 많은 것을 보라. 유선이나 IPTV를 설치해 수십, 수백 가지 채널을 가정에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런다고 제대로 볼만 한 게 얼마나 있던가. 취향에 따라 몇 개 정도이지, 나머지는 의미없는 프로그램일 뿐이다.
잘 먹어서 현대인들은 이전에 없던 병을 앓는다. 못 먹고 살던 부모님 세대에 없던 병들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병이 되었다. 비만이 늘고, 당뇨환자가 는다. 자가용의 보급으로 사람이 걷지 않으니 병은 더 심화된다. 풍족과 편리가 안겨다 준 부작용이다.
국가나 기업도 복잡하면 문제다. 대학 시절 경영 수업에서 교수님께 이런 강의를 들은 기억이 있다. 마른 사람은 넘어져도 쉽게 털고 일어날 수 있지만, 뚱뚱한 사람은 한번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서기 어렵다고. 이 책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과 '뚱뚱하게 성장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지적한다. 영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하나를 더 보태기보다 불필요하고 중첩되는 부분 하나를 덜어내는 일이 더욱 윤활유가 된다.
전작 혼창통을 쓴 언론인 이지훈이 이번 저작 <단單>에서 세계 일류 기업의 사례와 석학들의 인터뷰를 통해 단순함의 가치를 설파한다. 실천적인 방법으로 세 가지를 말한다.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저자는 세 가지로 분류하기를 좋아하나 보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중요하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기, 남이 아닌 자기가 인정하는 가치를 세우기, 그리고 어떤 유혹과 고난에도 이를 지켜내기 등 세 가지 실천하기를 강조한다.
이 책은 복잡함의 문제와 단순함의 의미를 경제경영 분야에서 의미있게 풀었다는 면에서 유용하다. 내 일상과 조직의 과업에서 혹여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없는지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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