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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Cross (적십자)

택시운전사와 광주적십자병원

 

2018년 5월 18일. 좀 지나긴 했지만 영화 <택시운전사>를 봤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존재하고, 억압 속에서도 의로움을 위해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이 이 영화 속에서도 있더라.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어."라는 송강호의 대사. 가슴을 저몄다. 실존 인물들이 살아서 다시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 많은 생명들이 죽고 다쳤다. 영화에서 송강호와 유해진이 만난 곳이 광주적십자병원이다. 적십자는 늘 역사의 현장에 있다. 영화 속에서 류준열의 사망을 확인한 곳도 이 병원이다. 그래서 실제 80년 5월에 광주적십자병원과 적십자가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찾아봤다. 

 

한국적십자운동 100년사를 참고했다.

전남지사(지사장 박윤종) 전 직원과 봉사원 그리고 광주적십자병원(원장 이무원) 의사, 간호원 등 전원이 5월 20일부터 30일까지 10여일 간에 걸쳐 부상자 치료, 밀려드는 헌혈자들로부터의 채혈업무 등 봉사활동으로 철야근무를 하였다. 전남지사는 60여명에게 모포를 나누어주었고, 411명의 자진헌혈을 받았다.

광주적십자병원은 다른 병원이 문을 닫고 있을 때에도 의사와 간호사 모두 철야근무를 하며 의료활동을 펼쳤다.

서영훈 사무총장이 2004. 4.21일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나의 이력서>를 보면, 5월 24일 광주적십자병원에는 시민 시체 21구가 안치돼 있고, 23명의 부상자가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나온다. 병원에 산소가 부족하였다고 한다.

광주적십자병원은 운영여건 악화로 1996년 4월 서남학원에 매각되었다. 지금은 광주민주화운동 사적지(11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기록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는데, 비록 분량은 적어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모르지만, 적십자는 늘 급박한 상황속에서 역할을 해 왔고,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