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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 창비

얼마만인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 돈으로 소설책을 산 게 언제였는지, 소설책을 끝까지 읽은 게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나는 소설책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대학생 때 방현석이 쓴 노동문학 서적이 마지막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소설은 재미가 없어서 읽지를 않았다.

그러다보니 인문서적을 많이 골라 읽었다. 감성이 굳어져 갔지만 대신 이성이 점점 싹튼 시절이었다.
내가 자주 가는 블로그 중에 한기호 출판평론가의 블로그가 있다. 매일 들어가 새로이 올라오는 글들을 쭉 훑어보는데 한 평론가가 김애란 작가의 책을 강추하는 걸 봤다. 독서방향이랄게 따로 없는 나는 이처럼 평론가들의 손가락을 쫓아 가기 마련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곧바로 이 책을 주문해 받았다.

책을 빨리 읽지 못하지만 이틀만에 이 책을 완독했다. 쉽게 읽혔다. 줄거리는 비극이지만, 곳곳에 작가가 유머라는 요소를 배치해서 그런지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조로증에 걸린 17세 소년이 덤덤하게 던지는 말 하나하나, 구어체가 살아있는 감칠나는 대화에 나는 글읽기가 힘들지 않았다. 즐거웠다.

읽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뻔한 말이다. 삶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라는 질문. 누구나 자신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불행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 어디있겠냐만은 이 소설속에서도 원인을 알지 못하는 병, 한국사회에서 10대에 아이를 가지면 온갖 꿈을 접어야 하는 문제, 자기 목적을 위해 자신을 감추고 상대의 마음에접근하는 비열한 행위 등..

한 생명이 가고 한 생명이 오며 끝을 맺는다. 비극의 끝자락엔 또 희망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이 소설을 통해 본다. 읽고 나니 마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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