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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1만시간의 노력

배워서 남주냐..

내가 번역을 공부하기로 마음먹는 게 '갑자기'였던가?
돌이켜보면 나와 번역의 만남은 몇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월 구독하는 영어공부 월간지 '굿모닝팝스'에서 김우열 바른번역 부대표의
소개글을 접했고, 이후 뭔지모를 끌림에 이끌려
서울과 청주를 매주 오가는 생고생을 6개월째 사서 했다.

그 기간동안 알게 모르게 다른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번역의 기술적인 부분과 부족한 내 실력만이 아니라
곁가지를 치고 나가는 상식에도 실눈이 떠진 듯한 기분이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찌릿찌릿함 만큼이나 행복한 이 기분은
아직 번역의 길이 까마득하고, 내 이름으로 옮겨진 책을 손에 쥔 것도 아닌
그저 배우고 익힘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다.

명문을 번역하면서 존 스타인벡, 버트란트 러셀, 슈바이처, 마야 앙겔루같은
당대의 문학, 철학, 평화, 언론 등 다방면의 지성인들과 만날 수 있었고
안정효 선생 같은 문학과 번역의 대가에게서 기교를 넘어 글과 인생이라는
커다란 가르침을 얻었다. 물론 책을 통해서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은 소홀히 여기고
부차적인 문제를 삶의 제1순위로 둔다. 
인간다운 삶이 뒷 견으로 밀리고, 그 자리에 돈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본을 우선삼고
우직한 글쓰기와 착실하게 번역실력을 쌓고 싶다.

프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기가 하고 싶은 시간에 하는 사람인데
자기관리를 못해서 쓰느냐는 안정효 선생의 글이 뇌리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