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여전히 나는 시를 잘 모른다.
고은 시인의 <어느 바람>을 사서 읽으며
괜히 고은 시인 고은 시인 하는 게 아니구나 싶고
뒤집어 말하면 다른 시인의 시가 시시하다 느껴지기도 한다.
<나무의 앞> 중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 나무일지라도
사랑한다는 말 들으면
바람에 잎새 더 흔들어대고
내년의 잎새
더욱 눈부시게 푸르러라
한낱 미물일지라도 인간의 사랑은 통한다. 화초를 길러보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자연은 오히려 정직하게 반응한다.
<폭포>
폭포 앞에서
나는 폭포소리를 잊어먹었다 하
폭포소리 복판에서
나는 폭포를 잊어먹었다 하
언제 내가 이토록 열심히
혼자인 적이 있었더냐
오늘 폭포 앞에서
몇십년 만에 나 혼자였다 하
이 시는 그냥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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