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 크라이시스 : 데모그래피(Demography : 인구변동)와 크라이시스 (Crisis : 위기)를 합쳐 만든 조어로 우리나라가 저출산 영향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위기를 맞을 수 있음을 뜻한다.
출근하면서 매일경제를 읽는다. 오늘은 신문에서 "눈앞에 닥친 저출산 재앙--산부인과가 요양병원으로" 제목으로 저출산 도시 전주와 군산 르포를 소개했다. 인구변화에 따라 산업지형이 바뀐다. 아이가 줄어드니 예식장도, 산부인과도, 분유업체도, 아동용품도, 완구업체도, 문구업체도, 교복업체도,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 아파트도, 학원도, 대학도 사양길에 접어들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에잇포킷(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고모 등까지 지갑을 연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으로 버텼지만, 그 소비는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대로 가면 청소년에 의존하는 K팝도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인구학자 서울대 조영태 교수는 진단한다.
이게 끝일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가?
아이가 줄어들면 기부금도 줄어들 것이고, 헌혈도 감소할 것이다. 소도시는 노인만 남고, 젊은 사람은 대도시에 몰려들 것이다. 전국 기반의 십시일반 모금형태는 쇠락할 수 밖에 없다. 특화가 필요하다.
아침 기사를 읽으며 위기감이 팍팍 들었다. 어떤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어찌 되겠지"라며 뚜렷한 계획도 없이 미래를 겁없이 맞이하는 것 만큼 미련한 짓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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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18&no=358860
◆ 눈앞에 닥친 저출산 재앙 (上) / 데모 크라이시스 1부 ◆
전북 전주시 경원동에 위치한 M병원. 노인전문 요양병원인 이곳은 6년 전만 해도 전주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산부인과였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을 찾는 산모가 줄기 시작하더니 결국 2012년 요양병원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전주시 출생아 수 감소 추이를 볼 때 앞으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찾은 M병원 입구 한쪽에 남아 있던 `진료과목 산부인과`라는 안내판만이 예전의 흔적을 알려주고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산부인과일 때는 별관을 따로 세울 정도로 호황이었으나 2009년부터 출생아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이후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노인병원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통계청과 전북도청에 따르면 2009년 전주 지역 출생아는 5953명이었으나 불과 9년 만인 지난해는 4363명에 그쳤다. 저출산이 지역경제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과거에는 일자리와 교육 문제로 인한 인구 유출 문제에만 골머리를 앓았지만 이제는 출산율 저하 여파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지역경제가 충격을 받는 등 인구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전주시다. 전주시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 기준 1.149명에 그쳤다. 전국 평균인 1.172명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전북 지역 내에서도 고창군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다.
낮은 출산율의 배경에는 결혼 감소도 자리 잡고 있다. 의상대여점, 사진점, 여행사 등 결혼 관련 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웨딩의 거리`라고 불리는 중앙동 3가 거리는 어느새 카페와 음식점들로 대체되고 있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소를 하는 심 모씨(66)는 "결혼하는 사람들이 줄다보니 웨딩 관련 상가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출산율 감소폭이 전국 최고 수준인 군산시 역시 마찬가지다. 군산 고속버스터미널을 마주보고 있던 대규모 예식장 `오페라하우스컨벤션` 자리에는 2019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임대아파트 건설이 한창이었다. 2004년 예식장이 문을 열 때만 해도 군산 교통의 요충지에 인접해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신혼부부들에게 선택받은 명소였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예약이 줄면서 운영 업체가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고, 결국 8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씨(55)는 "한 3년 정도 조용하다 싶더니 문을 닫더라"면서 "결혼식을 하더라도 여기(군산)보다는 외지에서 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겠냐"고 혀를 찼다. 숙박업자 구 모씨(76)는 "문을 열 당시에는 외지 사람들이 하루 일찍 와서 자기도 했다"면서 "예식장이 없어질 정도니 도시에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없다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군산 지역 출생아는 1817명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에 이어 지난달 한국GM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급격한 인구위기를 맞고 있다. 시 전체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27만3853명으로 2012년 27만8341명보다 약 40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군산에 기반이 약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이동하면서 미래의 출산 증가 희망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군산시에서 출산장려금, 임산부 지원, 난임부부 지원 등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수송동에 거주하는 최 모씨(30)는 "결혼 2년 만에 아이를 낳았지만 둘째는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면서 "지금 키우는 아이를 돌봐줄 곳도 마땅치 않은데 경제 사정도 나빠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부인과도 시내 개인병원이 점차 줄면서 대형 병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작은 산부인과로는 병원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생아가 감소했다는 방증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위기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군산 구도심에 위치한 군산초등학교는 내년 3월 신도심에 속하는 지곡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학교는 일제시대 개교한 이후 같은 건물에서 역사와 전통을 이어왔지만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더 이상 학생을 받기 어려워졌다.
■ <용어 설명>
▷데모 크라이시스(demo crisis) : 데모그래피(demography·인구변동)와 크라이시스(crisis·위기)를 합쳐 만든 조어로 우리나라가 저출산 영향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위기를 맞을 수 있음을 뜻한다.
[군산 = 박대의 기자 / 전주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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