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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부러진 화살



 명절이다. 통화하는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명절 잘 보내라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건넨다. 모두 고맙다. 하지만 명절 기분이 별로 나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가?? 모르겠다.

 오후에 특별한 일 없으면 일찍 들어가도 좋다고 했지만 나는 퇴근 무렵까지 남았다. 오늘 중으로 끝내고 싶은 계획서가 있었다. 질질 끄는 것도 좋은 습관은 아니라서 오늘은 마무리짓고 싶었는데, 다행히 이 일에 몰입할 수 있어서 초안을 완성했다.

 아내가 집에서 저녁을 준비하냐고 하길래 나오라고 했다. 얼마전 열심히 일했다고 시민단체에서 주는 상을 받은 아내에게 지난주 맛있는 한정식을 사주려고 데려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주차장과 도로를 가득메운 차들로 되돌아왔기에 오늘은 삽겹살로 대신했다. 아내는 마음속으로 한정식을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지. 먹고서고 영화를 보러 갔다.

 마음이 통했다. 나도 영화를 보러 갈 계획이었고, 아내도 그랬다. 며칠전부터 <부러진 화살>을 보자고 노래를 했었다. 사실 나는 지난 며칠 사람과의 갈등에 실망해 우울모드였기에 <댄싱퀸>을 보면서 한방에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아내를 따르기로 했다.

 <부러진 화살> 이야기는 실화로 워낙 장안에 뜨거운 사건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시놉시스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주제의식이 분명한 영화다. 사법부에 대한 통렬한 똥침과 성찰을 요구한다. 법은 법리적으로 해석해야 마땅한데 어찌된 일인지 조직을 비호한다는 미명아래 피고의 촉구와 호소와 요청을 묵살하고 판결한다. 그럼 안 돼지. 검찰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국민이 개탄하고 지켜보는 이 시대에 재판부의 신뢰도 다시금 도마위에 오르게 생겼다.

 <부러진 화살>은 추락하는 사법권의 위상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닌지 싶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할 수는 없지만, 안 그래도 법과 검찰에 대한 책을 봐야 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부러진 화살의 원작도 함께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10년 전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영화 <와이키키 브러더스>에서 바람둥이 건반주자로 나왔던 박완상이 변호사로도 괜찮았고 새로웠다. 류승범, 황정민, 박해일 등 한국영화 중심에 있는 배우들이 한때 모두 신인으로 만났던 영화 <와이키키 브러더스>. 이 배우도 같은 대열로 갈 것이라 믿는다. 빨랑 팬클럽에 가입도 해야징..ㅋㅋ

 아직 법정에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 재판장면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조만간 직접 한번 보고 싶다. 이런 것도 산 경험이 될테니까..직접 가 보면 정말 깨겠지..

 암튼 <부러진 화살> 평점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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