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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명필은 몰라도 악필은 아니겠군 "상~가 토~지" 차 뒷자리에 앉아 있던 딸아이가 아파트 부동산 간판에 적힌 글씨를 하나씩 읽었다. 그걸 보면서 한글을 뗄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한다. 막 터진 꽃봉오리처럼 아이의 언어도 마구 트이는 중이다. 지켜보니 아이는 한글 읽기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쓰기도 재미있어했다. 계속 무언가를 쓰고 그리려고 하길래 아이에게 빈 노트를 하나 줬다. 얼마 지나니 새로운 노트를 하나 더 달라고 해서 또 줬다. (그렇다고 노트를 다 쓴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나씩 줬더니 내가 가지고 있던 노트가 바닥났다. 하루는 아이가 방에 오더니 "아빠 나 이 수첩 가지면 안 돼?" 하는 것이 아닌가. 본인 딴에는 아빠가 쓰는 다이어리가 크기도 아담해서 예뻐 보였나 보다. 웬만하면 주겠는데 이건 아빠의 메모장이고 계속 쓰고.. 더보기
시정잡배(市井雜輩) 시정잡배(市井雜輩) 펀둥펀둥 놀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며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점잖지 못한 무리 예) 1. 그는 위선을 뒤집어 쓰고 다니는 흔해 빠진 시정잡배 같았다. 2. 선비가 돈을 알게 되면 시정잡배와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고루하게 굳어버린 것이었다. * 펀둥펀둥 : 아무일도 하지 않고 자꾸 뻔뻔스럽게 놀기만 하는 모양 더보기
성마르다(性---) 성마르다(性---) 참을성이 없고 성질이 조급하다 예) 성마른 성격 / 성마른 외침 내가 성말라 죽는 걸 보고 싶으냐, 그따위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비썩 마르고 운동신경도 없고 성마른 데일은 도덕적으론 깐깐하지만 더보기
색소폰과 섹스폰 아침신문에 딸려 온 전단지를 보다가 뜨악했다. 그리고 배꼽잡고 웃었다. 집 가까이 있는 모 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육생 모집요강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1. 일반교육과정 색소폰 / 강의시간 수요일 19:00 ~ 21:00 / 섹스폰의 기초부터 철저한 개별지도방식의 교육을 통하여 취미로 여가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학습함으로써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 색소폰을 섹소폰으로 간혹 잘못 쓰는 경우는 봤지만, 여기에서는 섹스폰으로 적었다. 건전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야릇하고 무흣한(?) 느낌으로 전달되는 순간이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보기에 몹시 민망하다. 강좌는 대박날 지 모르겠지만. 2. 특별과정 어린이영어캠프 / 강의시간 하계, 동계방학중 / 초중증 학생들에게 원어민 영어수업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지.. 더보기
휠체어와 밀차  커피 한 잔 마시려고 사랑방에 들어갔다가 북한이주민 한 여성을 만났다. 아래를 내려보며 종이컵을 놓고 커피믹스를 흔드는 데 이 여성이 나에게 "저건 왜 모읍니까?"라고 궁금한 지 물었다. 뭔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커피믹스 10만개를 모으면 휠체어를 한 대 준다는 글귀가 보였다. 까닭을 설명해 줬더니 이해하는 눈치인데, 언제 저걸 모으냐며 피식 웃는다. 나도 궁금하다. 언제 저걸 모아서 세게 될런지가. 순간 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휠체어가 뭔지 알아요? 북한에서도 휠체어라는 말을 쓰나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여성이 "뜻은 알죠. 휠차라고도 하고 밀차라고도 쓰는데 밀차라고 많이 하죠."라고 답했다. 밀차라. 은근 괜찮은 우리 말이구나 싶다. 마치 밀차가 남의 나라 말이고, 휠체어가 우리 나라.. 더보기
객쩍다 백성들이 관리의 수탈을 얼머나 괴롭게 여겼으면, 산승이 이런 객쩍은 농담까지 했겠느냐는 뜻에서였다. 삶을 바꾼 만남 / 정민 / P158 객쩍다 - 행동이나 말, 생각이 쓸데없고 싱겁다. 예) 객쩍은 공상 / 객쩍은 수작 / 객쩍은 객쩍이 - 행동이나 말, 생각이 쓸데없고 싱겁게 예) 객쩍이 말하다 / 객쩍이 행동하다. 더보기
몽니 12월 9일자 한겨레 신문 5면에 이런 제목이 있다. "혼자 남더라도..." 당원주권 고집 박지원의 '몽니' 내용은 차치하고 몽니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심술을 부리는 성질을 말한다. 관용표현으로 '몽니를 부리다', '몽니가 궂다', '몽니가 사납다'가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