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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이와 함께하는 세상

크리스마스의 감동은 오래간다 크리스마스의 감동은 오래간다 | 6~7살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크리스마스날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 집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는데 세탁기 위에 올려져 있던 선물을 발견했다. 만화책 '보물섬'이었다. 어둠 속에서 그 책을 가슴에 brunch.co.kr 6~7살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크리스마스날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 집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는데 세탁기 위에 올려져 있던 선물을 발견했다. 만화책 '보물섬'이었다. 어둠 속에서 그 책을 가슴에 꼬옥 껴앉고 산타에게 감사하며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모른다. 40여년이 지나도 그 밤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감동 탓인지 나는 학창 시절 만화방에서 살다시피 했고, 만화방에 갖다 바친 돈만 합쳐도 뻥 좀 보태 낡은 중고차 1대는 샀을 거다) 세월은 흘러도 크.. 더보기
세종대왕이 도깨비라고? 집에서 돌봄서비스를 받던 딸아이는 4살이 되면서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었다. 다행히 돌봄선생님이 살고 있는 아파트 내 어린이집으로 가게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는 어린이집에서 보내고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은 돌봄선생님 집에서 놀다가 집으로 왔다. 하루는 와이프가 저녁에 회의가 있어 내가 아이를 데리러 갔다. 차가 없어서 회사에서 버스를 타고 돌봄선생님이 사는 아파트까지 갔다. 돌봄선생님 집에서 우리 집까지는 어른 걸음으로 20분, 택시로는 5분 내외 거리였다. 날이 푸근할 때는 아이와 함께 걷다가 힘들다고 하면 안아주거나 업어서 집까지 갔지만, 그날은 쌀쌀한 초겨울 날씨라 아이를 넘겨 받고 곧바로 택시를 불렀다. 택시에 타자마자 곧 내릴 준비를 해야 해서 지갑에서 만 원짜리 지.. 더보기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하다 어머니와 통화하면 어디 나가 아이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누차 당부하신다. 어릴 적 부모님은 부산 부전시장에서 과일장사를 하셨는데, 손님이 온 사이 나나 여동생이 가게를 빠져나가 사라지는 바람에 복잡한 시장통에서 우릴 찾아다니셨노라고 종종 얘기하신다. 얼마나 놀라셨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그 심정을 조금 이해한다.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걸 먼발치에서 방금 전까지 봤는데 갑자기 아이가 안 보이면 마음이 철렁 내려앉아 달려가 확인하게 된다. 혹여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6살 딸아이에게 아빠 엄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아는가 모르는가 말해 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 아빠: 아빠 전화번호 알아? 딸: 몰라 아빠: 엄마 전화번호 알아? 딸: 몰라 아빠: 아빠 회사.. 더보기
아이를 데리러 가다 나는 직장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던 사람이었다. 일이 많아서, 일이 좋아서 늦게까지 일하곤 했었다. 서울과 청주를 오갈 때도 서울에서 9시 30분 기차를 타고 청주에 도착해 다음날 새벽 6시대 기차를 타고 올라올 정도로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철저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내가 오늘은 6시 땡하고 퇴근을 했다. 유치원으로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서다. 아이 엄마가 옥천에서 회의가 있다고 했는데, 하필 휴가를 내기 참 애매한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6시가 되지마자 사무실을 벗어났다. 청주도 저녁시간 차가 상당히 막힌다. 큰 도로를 달려가면 6시 30분에 도착할 수 없다. 회사 뒷길을 돌아 농로를 따라 쭉 내려가다가 다시 유턴하여 굴다리 아래를 지나 큰 도로까지 가는 길이 최선이다. 아이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더보기
명필은 몰라도 악필은 아니겠군 "상~가 토~지" 차 뒷자리에 앉아 있던 딸아이가 아파트 부동산 간판에 적힌 글씨를 하나씩 읽었다. 그걸 보면서 한글을 뗄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한다. 막 터진 꽃봉오리처럼 아이의 언어도 마구 트이는 중이다. 지켜보니 아이는 한글 읽기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쓰기도 재미있어했다. 계속 무언가를 쓰고 그리려고 하길래 아이에게 빈 노트를 하나 줬다. 얼마 지나니 새로운 노트를 하나 더 달라고 해서 또 줬다. (그렇다고 노트를 다 쓴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나씩 줬더니 내가 가지고 있던 노트가 바닥났다. 하루는 아이가 방에 오더니 "아빠 나 이 수첩 가지면 안 돼?" 하는 것이 아닌가. 본인 딴에는 아빠가 쓰는 다이어리가 크기도 아담해서 예뻐 보였나 보다. 웬만하면 주겠는데 이건 아빠의 메모장이고 계속 쓰고.. 더보기
네 안에 '흥' 있다 네 안에 '흥' 있다 우리 부부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일단 휴대폰 유튜브앱부터 켜고 블루투스를 연결한다. 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드라마 OST를 들으면서 �� brunch.co.kr 우리 부부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일단 휴대폰 유튜브앱부터 켜고 블루투스를 연결한다. 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드라마 OST를 들으면서 간다. 근래에는 , , , 등 나나 와이프가 좋아했던 드라마 OST를 번갈아가며 들었다. 최근에는 와이프가 비긴 어게인 '크러쉬'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노래를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다. 유전 플러스 환경적인 영향 탓이겠지만, 올해 6살이 된 딸도 우리 부부처.. 더보기
그래 멋지다 처가족여행 중이다. 오늘은 워터파크에서 아이 보기했다. 파도풀에서 아이 리듬타는 거 보고 깜놀. 흥이 많다. 내면에서 분출되는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 4시간을 흥겹게 놀았다. 밤 옥상 정원에서 맥주 바베큐 파티를 했다. 가수가 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아이가 흥겨워 나와서 계속 춤을 췄다. 다른 아이들도 따라 하고 심지어 어떤 아줌마는 아이를 뒤에서 껴앉았다. 나는 그런 면이 좋다. 아이가 아침에 한 말 중에 이런 게 있어. 잘은 모르겠는데 느낌이 좋아라고. 느낌이 흥겨우니 추는거다. 방전될 때까지 액션하라. 리액션 말고. 더보기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성장은 확장성에 답이 있다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더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브런치에 회사에서 겪은 일을 중심으로 글을 계속 썼다. 다른 쪽으로 관심두지 않고, 관심은 있더라도 생각만 할뿐 글로 담지 않았다. 오로지 하나의 컨셉에만 신경썼다.난 나를 잘 안다. 이것도 쓰고 싶고, 저것도 쓰고 싶은 내 마음을.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라는 심정으로 붙들고 해 보니 36편의 글이 되었다. 이제는 소재의 고갈, 속도의 조절을 고민하고 있다. 이 시점이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할 시점 같다.두 번째 이야기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태어나기까지 우여곡절이 좀 있었고, 6살이 되기까지도 순탄한 건 아니었다. 그저 아빠로서 아이의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기념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그것이 글로 쌓여 작은 문집.. 더보기
아빠 좋아 아내가 바빠서 어제도 오늘도 업무 끝나자마자 아이를 데리러 갔다. 유치원은 6시30분에 문을 닫는다. 큰 길로 가면 그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걸 뻔히 알기에 뒷길로 해서 빠른 길을 택해서 달려갔다. 아니 날라갔다. 그리고 간신히 시간에 맞춰 도착해 아이를 인계받았다. 그전에는 다른 아이랑 둘이 남아 있어서 괜찮았는데, 어제 오늘은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 있었다니 미안한 마음이다. 유치원을 나와서 함께 스파게티를 먹으러 갔다. 가서 아빠 좋다는 얘기를 두 번 한다.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고, 돌봄선생님도 좋고. 그게 어디냐. 마음은 아프지만, 내일 또 반복이다. 더보기
아이는 금새 어울린다 어제는 캠핑을 간 친구네 가족을 찾아가 함께 식사를 했다. 지난번 친구와 저녁 먹으면서 내가 먼저 요청했다. 어디 가까운 곳으로 캠핑을 가면 우리도 한번 불러달라고. 내가 요청한 이유는 아이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나이에 비해 아이가 어리다. 친지나 다른 친구들 자녀와 비교해 보면 이미 우리 아이보다는 한참 나이가 위다. 같이 어울려 놀아주기가 어렵다. 더욱이 우리는 아이가 하나다. 이 친구 큰 아이가 7살, 둘째가 28개월이니 6살인 내 딸이 어울려 놀기에 딱 좋다. 처음에는 서먹해 하더니 금새 친해지고 같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깔깔대면서 텐트 안에서 뒹굴고 비누방울 놀이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내 마음이 더 즐겁다. 다음에는 시내에서 보기로 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