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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부산에서 부산을 떠난 지도 24년이나 지났구나.. 누군가 나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을 때 나는 이제 대답을 하기 전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태어나 어릴 적 살았던 곳과 내가 가장 오랫동안 살고 있는 곳 중 어느 곳이 내 고향인가 하는 고민이다. 나에게는 이런 상황이 하나 더 있다. 나의 전공에 관한 문제다. 대학에 입학할 때 나는 회계학과를 선택했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다. 그 사이 대학에서는 학부제 바람이 불었다. 군대를 다녀오니 경영학과와 회계학과는 온데간데 없고 둘을 짬뽕한 경영학부가 내 전공이란다. 나의 졸업장에는 경영학부 졸업생이라고 떡하니 적혀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회계학과 학생이었다고 소개한다. 다시 돌아와 나의 고향은 부산이다. 내가 가장 오래 살고 있는 곳은 제 2의, 제 3의 고향.. 더보기
휴면에서 깨어나다 글을 써 본 지가 반년도 더 지났다. 이 블로그에 글을 한참 쓰던 때가 있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쓸 말이 정리되지 않아서 때를 놓치다보니 계속 글과 멀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오늘에야 다시 들어왔더니 이 블로그가 휴면상태에 잠겨 있었다. 아! 이 당황스런 상황이란.. 내가 내 생각을 갖고 살아가야 하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내 공간에다 풀어 놓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시 나를 찾는 과정..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을 다시 느끼는 시간을 되찾자.. 그렇게..또 다시..출발하자.. 더보기
지역신문 컨퍼런스와 나 블로거를 처음 시작한 건 2003년이었다.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해 일관된 내용도 없이 일기도 아닌 습작노트도 아닌 어중간한 경계에서 나는 끄적였다. 내가 봐도 이리 재미가 없는데 보는 이라고 재밌을쏘냐. 기사거리가 없어 사고를 쳐야 할 것 같은 본말전도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발길을 끊었다. 그렇게 한동안 블로그와는 담을 쌓았다. 사그라질때로 꺼져가던 나의 불씨에 다시 기름이 되어 준건 파워블로거 팸투어였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과 지역에서 이름난 블로거들과 함께 동행을 하였는데 (순전히 내가 낄 자리는 아니었다. 나는 파워리스 블로거였으니깐) 오기가 생겼다. "에이씨..별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게 나는 다시 글을 썼다. 이번에는 그래도 몇 가지 방향이 섰다. 여러갈래 테마가 잡힌 것.. 더보기
짱구칫솔로 치카치카 일요일 밤부터 이가 욱신거렸다. 아침이면 괜찮아 지겠지 생각했는데 왠걸 통증이 더 심해졌다. 이가 못났어도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는데 밀려 오는 통증에 서둘러 치과에 갔다. 의사선생님 왈, "엑스레이 찍어 봅시다." 찍고 다시 누우니 "아 해 보세요." 아 하고. "고개 돌리세요." 고개 돌리고. "어금니 뒤편 잇몸이 안 좋네요. 이틀 약 먹고 그 뒤에 잇몸치료 하시죠. 뿌리까지 전염되었으면 약 먹어도 안 나요. 그러면 신경치료 해야 해요." 그리고 어금니 뒤편 관리가 중요하니 어린이용 칫솔을 써 보라고 했다. 늘 그렇듯이 처방전 받아 1층 약국에 갔다. 약 짓는 동안 어린이용 칫솔 생각이 났다. 손을 집어 사려다 나는 멈칫했다. 그리고 일하는 아가씨에게 고개돌려 말했다. "그런데 짱구 없는 칫솔은 없어.. 더보기
세상의 민낯을 듣다 희망풍차 봉사원 교육 교재 T/F에 참가했다. 적십자가 새롭게 추진하는 국민참여캠페인인 희망풍차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선 이를 현장에서 구현할 봉사원의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원을 전문봉사원으로 만들어나갈 표준화된 교재가 필요하다. 나는 당초 운영에 관한 세부내용을 지정받았으나, 본사 동료 추천(?)으로 희망풍차 대상자의 이해 부분을 맡게 되었다. 강의를 하든, 책을 쓰든 나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면 책을 끝까지 넘길 힘과 이유를 느낄 수 없다. 쉽게 말해 앞에서 공감을 이끌어야 하고 관심을 쏙 빨아들여야 한다.그래서 부담되는 대목이다. 아동청소년, 노인,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의 현실을 다룬 기사를 찾을 것이다. 감상적인 기사 말고 읽.. 더보기
지식나눔콘서트 - 인디라이터 명로진 작가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이었다. 이런 날, 가만히 집에 있는 것도 고역이다. 영화를 보러 갈까도 했으나 인디라이터 명로진 작가가 직지축제에 온대서 거기나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물론 내 서재에 있는 명로진 작가의 책 두 권을 사인이라도 받을 겸 가지고 갔다. 명로진 작가는 30분 전쯤 청주예술의전당 내 국민생활체육관에 도착했다. 그가 입구로 들어설 때 나도 들어가다가 그를 알아봤다. 팬심으로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지금은 작가로도 유명하지만, 한때 드라마나 방송에서 보던 연예인이기에 달리 생각했는데 잘 생긴 사촌형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얼굴 희고 용모 단정하고 인텔리풍의 사촌형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먼저 시간이 남아서 전시장을 둘러봤다. 직지의 고장 청주와 책은 참으로 잘 어울린다. 전시장을 한 바퀴.. 더보기
주말 하루 이번 토요일도 근무를 했다. 주5일은 엄연한 존재하지만, 내 일상에서 일 걱정않고 주말을 온전히 쉬어 본 것이 몇 번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주말에 근무해도 이제는 자연스럽다. 주말은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고 재충전하며 가족과 함께하라고 주어지는 것임에도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직장인이라면 다 비슷할 것이다. 오늘은 오전에 오창 호수공원에서 응급처치법 경연대회가 있었고, 오후에는 봉사회가 바자를 하는 곳에 가서 인사도 하고 물건도 샀다. 그리고 사무실에 가서 몇 시간 서류를 만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일 걱정이 덜하다. 때로는 주말에 집에 앉아 있어도 머리속으로 일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마저 끝내지 못한 일이 내 뒷머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 같다. 그런 자질구레함과 구질구질함을 어느정도 정리한.. 더보기
기회란 또 오겠지 삶이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정말 하고픈 일이 있었다. 국제적십자요원이 되는 것. 그때는 교육이 한동안 없어서 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처한 상황이 맞지 않아 접는다. 다음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더 잘 준비하자. 다음에는 누가 만류해도 내가 포기하지 않을 거다. 정말. 더보기
Guitar is my life!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나는 기타를 배우고 싶었다. 기타를 사기 위해 집 앞 주유소에서 알바를 했다. 발가락이 얼어붙을 것 같은, 한겨울 살을 에는 매서운 추위도 참아가며 일했다. 자주 가던 음반가게에서 기타를 샀고, 그 건물 2층에 있는 기타학원에 등록했다. 한 2주나 다녔을까. 청주에 있는 선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방학 때 모여서 학습해야 하니 얼른 내려오라고. 선배말을 금언처럼 알고 따르던 시기라 두말없이 청주로 갔다. 학원비가 아깝긴 했다. 청주에 가니 모든 게 흐지부지되었다. 나의 열정도 사그라졌다. 기타는 내 방 한쪽 귀퉁이에 놓인 장식품이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군대를 다녀오고 난 뒤 친구와 같이 자취를 했다. 자취방을 들락거리던 사람들이 내 기타를 쳐 보더니 소리가 좋다고 했다.. 더보기
동백섬 지심도를 걷다 할머니가 보고 싶어 아침 일찍 고속도로를 달렸다. 오후 2시, 거제 장승포에 도착할 무렵 할머니에게 전화를 드렸다. 안 받으신다. 무더위에 어딜 가신걸까. 할머니가 안 계신데 무작정 집으로 가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장승포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구조라로 갈까 몽돌로 갈까 하다가 시간 맞으면 가까운 섬이나 한번 가봐야 겠다 싶었다. 외도는 여러번 가 봤으니깐 제외. 여객터미널은 모든 문이 잠겨 있었다. 그런데 지심도 여객터미널이 눈에 들어왔다. 아내와 함께 배에 올랐다. 여객터미널 담벼락 지심도는 거제시 일운면에 있는 거제 8경 중 하나의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생긴 마음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하여 지심도라고 불린다. 남해안 섬들 중 어느 곳보다 동백나무가 많아서 '동백섬'이라는 이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