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썸네일형 리스트형 풍요로운 세상에 가물어가는 감성을 다시 채운다 좋아하는 어른과 저녁식사를 했다. 그 어른이 식사 중에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읽어 주셨다. 시를 끝까지 다 귀담아 듣지는 못했지만, 저녁자리에서 시를 나눈다는 게 참 값진 경험이었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임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면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다른 한 어른은 장자를 읽고 있다고 하셨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대목, "무용의 용"을 이야기하면서 요즘 .. 더보기 후련한 마음 도돌도돌 : 물체의 겉에 볼록한 작은 것들이 솟아 오르거나 붙어 있어 고르지 아니한 모양 눈가에 도돌도돌하고 조그만 비립종이 생겼다. 얼굴을 볼 때마다 가장 먼저 보여서 인상이 안 좋아 보인다고 서둘러 병원에 가서 빼라고 아내가 권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속 못 하다가 오늘에서야 병원을 찾게 되었다. 사실 비립종이 생긴 지점이 눈 바로 주변이라 치료가 어려운 시술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의사나 간호사나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안심이 됐다. 치료시간은 10분도 안 걸렸다. 5개 군데를 레이저로 제거했다. 그런데 레이저로 비립종을 태우다보니 살 타는 냄새가 났다. 내 살 이지만, 솔직히 냄새가 역했다. 다시 맡고 싶지 않은 냄새다. 앞으로 1주일은 금주다. 항생제도 하루에 두 번 씩 발라야 한다. 그.. 더보기 멋진 경기를 보다. 미세먼지와 강추위가 번갈아가며 사람을 괴롭힌다. 눈발이 한껏 쏟아지고 난 퇴근길, 휴대폰으로 정현과 조코비치의 호주 오픈 16강전 경기를 봤다. 짜릿했다. 감동적인 경기였다. 2002년 월드컵 경기 이후로 가장 간절하게 봤던 경기였던 것 같다. 정현이 이기기를 바라면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듯, 상승세의 정현은 조코비치라는 거대한 벽을 넘었다. 메이저대회 8강은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더보기 미세먼지 가득한 출근길 아침 하늘이 뿌옇다. 미세먼지 '나쁨' 수준이란다. 그래서인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적다. 미세먼지가 많아도 새 집을 짓기 위해 인부들이 미세먼지를 마시며 일하고 있고, 삼선초등학교 운동장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조기 축구회원들이 공을 차고 있다. 나도 늘 그렇듯이 지하철역까지 10여분 걸었다. 더보기 다시 나의 루틴으로.. 루틴(routine) :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길을 열다'의 한 페이지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대목은 이다. 배움은 끝이 없다. 게으름에 젖어 드는 순간, 발전은 없다. 지난 몇 주는 보고서를 생산하기 위해 자판을 두드리고 활자와 씨름하는 시간이었다. 밤을 새고, 주말을 반납하면서 만들어낸 보고서를 어제 제출했다. 속이 다 후련하다. 이제 좋은 결과만을 기다릴뿐이다. 삶의 패턴을 다시 나의 루틴으로 돌리고, 미뤄두고 소홀했던 일을 챙기려 한다. 책 읽는 시간을 늘린다. 경제일지를 매일 정리한다. 하루 하나의 글을 쓴다. 활연습을 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가족과의 시간을 갖는다.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지. 더보기 적당주의 대 완벽주의 적당주의 : 일을 어물어물 요령만 피워 두루뭉술하게 해치우려는 태도나 생각. 완벽주의 : 정해진 시간 혹은 한정된 시간 내에서 완벽한 상태를 목표로 하는 생각이나 정신상태 나는 완벽주의자는 아니다. 정확히 '아닌'게 아니라 '되지 못했다'가 맞다. 그러나 적당주의자는 더더욱 아니다. 적당주의는 조직을 망친다. 삼성휴대폰은 배터리 불량 하나 때문에 몇 조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적당히 해도 얼렁뚱땅 넘어가고, 심지어 적당히 한 사람들이 대우받고 있다면 그 조직은 희망이 없다. 더보기 여름휴가를 마치며.. 여름휴가가 끝났다. 주말, 광복절 등 3일 포함해서 1주일을 쉬었다. 직장생활하면서 가장 긴 휴가였다. 이번 휴가기간에 서윤이, 아내와 더 많은 시간을 가졌고, 부모님을 모시고 1박 2일 부여여행을 다녀왔다. 1년에 한 번은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정관정요(오긍 지음, 김원중 옮김)를 읽기 시작해서 6편까지 읽었다. 하루에 한 편씩 읽고 정리할 계획이다. 하루를 제외하곤 계속 비가 내린 것이 아쉬웠다. 바깥 날씨는 이제 선선하다. 더보기 여름휴가를 고대하며.. 휴가 : 직장, 학교, 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 여행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8월이다. 일년 중 가장 무더운 나날. 출퇴근 지하철은 평소보다 한산하다. 다들 떠나고 없다. 다음주를 기다린다. 아 고대하던 휴가. 이번 휴가는 바쁜 여동생을 제외하고 부모님과 함께 떠난다.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보자!! 더보기 여권만료 여권 : 외국을 여행하는 국민에게 정부가 발급하는 증명서류. 여행자의 국적, 신분을 증명하고, 해외여행을 허가하며, 외국 관헌의 보호를 부탁하는 문서 출장지에서 해외출장을 갈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이럴 땐 무조건 손드는 거니까 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고보니 해외출장 다녀온지도 꽤 되었으니깐) 아내에게 전화해 내 여권을 확인해 달라고 했다가 내 여권이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방법을 짜 낼려면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출장을 포기했다. 출장지에서 업무를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그 시간에 여권을 만들려고 돌아다닌다는 것도 피곤하고 성가시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넉넉하게 한다고 10년짜리 여권을 만들어뒀는데, 그 10년이 벌써 갔을 줄이야. 2015년 새식구가 태어나 그.. 더보기 레밍 딜레마 레밍 : 몇 년마다 크게 증식하여 이동하므로 나그네쥐라고도 한다. 몸길이 3.5 ~ 3.8cm, 꼬리길리 약 1.5cm이다. 집단을 이루고 직선적으로 이동하여 호수나 바다에 빠져 죽는 일도 있다 졸지에 '레밍'이 되어 버렸다. 도의원의 분별없는 발언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수해가 나면 외부 일정은 미루는 것이 상책이다. 맘 편히 떠날 수 없다면, 맘 편히 즐길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저녁 식탁에서 아내와 두런두런 대화하면서 아내는 '레밍'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했다. 난 레밍을 꽤 이전에 알고 있었다. 대학 4학년 때 참여하게 된 웹진 '이지'에서 문화파트 서평을 썼는데, 그때 소개했던 책이 "레밍 딜레마"였다. 어쩌면 잡지의 논조와 안 맞았을 법도 한 이 책을 그때는 무척이나 소개하고 싶었고, 그..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