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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안녕하세요. 저는 에이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이미입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지난해 8월 청주에서 원어민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한 미국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북한이탈주민에 관심이 많으며, 봉사활동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후 그는 타 지역으로 전근을 가게 되었고, 야심찬 프로젝트가 이대로무산되나 싶었더니 그가 한 친구를 연결해 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에이미 라슨.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청주의 한 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미국 뉴욕 출신으로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에이미는 무엇보다 인권, 특히 북한이탈주민의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파란 눈을 가진 마음 따뜻한 이방인은 북한이탈주민을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면서도 도와 주어야 할 이웃으로 느껴지 않았을까? .. 더보기
2등의 추억 지난 10월 제출한 제안이 2등으로 뽑혔다. 이미 알고 있었다. 연락을 받았고, 그 날이 벌써 일주일이 더 되었다. 궁금했다. 내가 낸 고안을 넘어서는 생각이 도대체 무엇인지, 내가 낸 고안보다 사무실에 득이 되는 생각이 무엇인지 나는 사실 담대하게도 결과를 예상하고 싸움에 임했다고 할까.. 내 아이디어가 조직에 큰 기여를 할 게 분명하고, 이미 지식경영시스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 반응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제안서는 지금으로부터 세 달전에 본사에 건네졌다. 담당직원끼리 서로 좋은 아이디어임을 공감했지만 결정권이 없는 우리 위치에서는 이를 실행할 방도가 나타나지 않았다. 때마침 10월에 본사에서 제안제도를 만들었고, 나는 시행시점도 맞지 않는 계획서를 드밀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알고보니 .. 더보기
미륵산과 1억원 짜리 자개농 충북지사협의회 평가회의를 무사히 다녀왔다. 태국으로 가기로 했던 여정이 제주로 바뀌었고 또다시 악천후로 통영으로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신속한 대처와 일사분란한 참여로 걱정했던 불상사는 전혀 없었다. 거제와 통영 바다를 안고 사는 고장은 언제나 활기차다. 이번 여행에서 인상에 남는 건 미륵산과 1억원짜리 자개농이었다. 케이블카를 탄 뒤 15분 남짓 걸었나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감탄했다. 첫째, 산과 바다, 그리고 섬들이 연출하는 장관에 행복했다. 둘째, 임진왜란 당시 불세출의 장수 이순신 장군의 격전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관광안내해설사에게서 설명을 들으니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쳤다. 산을 내려와 전통한지공예관을 들렀다. 어릴적 내가 살던 집에는 자개를 붙이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집주인.. 더보기
기분좋은 하루를 마무리하다..봉사원 교육 고난의 일정, 그 첫날을 깔끔하게 끝냈다. 금주는 워낙 행사들로 가득해서 자칫 한 순간 놓치게 되면 불상사가 될 수도 있다. 봉사원 교육이 있었다. 북한이탈주민 정착도우미 교육이었다. 의도한 바 없이 잡은 일정이었는데 최근 연평도 사건과 공교롭게 맞물려서 교육의 집중도가 다른 때보다 높았다. 영상물을 중간중간 넣었더니 시간도 빨리 지나갔다. 늘 교육을 준비하면서 하나라도 더 드릴만한 게 없을까 고민한다.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물론 내용이다. 강사는 충실한 강의로 수강생을 만족시키면 족하고, 수강생은 강사에게서 유익한 배움을 얻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눈내리고 안개낀 아침길을 마다않고 달려오는 봉사원들을 보면서 한끼 식사라도 보다 나은 차림으로 내 놓고 싶고, 돌아가는 손에 기념품 하나라도 쥐어 .. 더보기
영어교실 운영 1달..현재 어디에 있나.. 11월 한달, 내가 제일 공을 들인 건 북한이탈주민 영어배움교실이었다. 이제까지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은 단발성 행사가 위주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장을 시작했다고 적어도 나는 자부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영어프로그램은 이제껏 언론에서든 귀동냥으로든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최초이고, 그래서 더욱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정착하도록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한달동안 이 프로그램에 4명의 원어민 영어교사가 참여했고, 3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수강했다. 참여하는 북한이탈주민이 예상보다 적지만,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바도 아니고, 1달 과정을 겪으면서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개선시킬 여지도 발견하게 된다. 첫째, 원어민 강사는 만족하고 있.. 더보기
The Last Lecture - Randy Pausch, Jeff Zaslow 누구나 한 번 맞이하게 될 과정, 죽음이다.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느냐도 참으로 중요하다. 다들 곱게 고통없이 아름답게 가고 싶잖은가... 매일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접한다. 그러면서 오늘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내가 근무하는 여건이 다소 위험과 거리를 두고 있음에 고마워한다. 길을 가다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 고공에서 작업을 하다 지지하던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사망하는 사람,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사람 죽음을 맞게 되는 상황을 놓고 봐도 수십 수백가지도 더 된다. 진인사 대천명이라고 내 삶의 시한이 얼마남았고, 언제 끝이 나는지는 오직 하늘만이 안다. 갑작스런 돌발사고로 일순간에 목숨을 잃게 된다면 이별을 준비하지 못한 가족은 얼마나 충격적일 것인가.. .. 더보기
직장생활, 이렇게 하면 잘 댈라나?? 저녁자리에서 직장생활 잘 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기업의 사장님이 된 봉사회장님이 오랜 직장생활을 겪으며 정리했다는 다섯가지론. 하나. 창의적이 되라. 하나. 긍정적이 되라 하나. 도전적이 되라 하나. 말 보다는 행동 하나. 대인관계를 잘 하라 쉬운 듯 알 듯 하지만 내 것으로 만들기는 항상 어려운 법.. 더보기
무사한 주말, 고민이 드는 이유는 뭘까.. 주말만 되면 비가 쏟아집니다. 찔끔 내리는 비라면 걱정이 안 되려만 새차게 쏟아붙는 비에 가슴이 덜커덕 내려앉다가도 별탈이 없다니 안심하게 됩니다. 구호업무를 하다보면 날씨에 민감해 집니다. 이번 주말은 구호담당이 해외출장을 떠났고 울 과장님은 주말부부라 집에 갔고 홀로 청주에 남은 내가 충북의 비상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토요일 수업을 어렵사리 포기하고 사무실에서 상황을 파악하던 중에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 놈의 집중호우가 주중에 안 오고 주말에 오고 있고 우리 봉사원들도 아무도 전화를 열어놓고 있다손 치더라도 주말에 사무실에서 오는 전화를 받는 것이 달갑게 반갑지 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한다면 주중도 주말도 우리는 현장을 살펴야 하고 가장 먼저 나가서 구호품을 전달해야 .. 더보기
공정한 사회를 기다리며 아침뉴스를 보다가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의 사표가 수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딸내미가 연관되었고, 미리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는 현재로서 확인할 길 없으나 (설마 몰랐겄나, 집에서 대화는 할 거 아닌가) 부도덕하고 수치스런 짓거리가 되었으니 하차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걸로 왠지 부족하다는 나의 생각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들이 참 많이도 파면되고, 해임되고, 징계되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관이 다르다고 선생을 징계하고 경찰조직을 내부 비판했다는 이유로 파면시키고 그 밖의 수 많은 이유를 갖다붙이며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잘라냈다. 얼마나 마음고생, 살림고생을 겪었을 것인가.. 그런 사안과 비교해 이번 사건은 얼마나 중대한 문제이던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부와 권력으로 대물림되는 오.. 더보기
Slow and Study 이제는 웃을 수 있다. 오늘은 중급반 첫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바로 8개월 전 나는 바른번역 초급반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두 달간의 초급과정을 들으며 수업중간에 중급반 시험이 있었고 나는 도전하였으나 시험에 떨어졌다. 선생님에게 왜 떨어졌는지 따져물었었다. 돌아오는 답은 실력이 부족하다였다. 다른 동료들이 중급반에 합격한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고 우쭐대며 자신만만하던 나 스스로에 대한 열패감도 뒤따랐다. 당시에는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그리하여 나는 6개월의 기간동안 초급과정을 듣게 되었다. 되돌아보면 순간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포기없이 죽 이 길을 걸었더니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었다. 중급반에 오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첫 수업도 집중이 잘 되었고 기분도 썩 좋았다. 서울로 오가는 버스안의 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