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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나는 이제껏 제주를 세 번 다녀왔다. 첫 방문은 남들보다 늦었다. 요즘은 어릴 적부터 가족여행이나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많이 다녀오지만, 나는 학창시절에도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신혼여행이 첫 방문이 되었다. 첫 방문 때는 꽃피는 봄이었고, 두번째 방문때는 가을이었으며, 작년에 선배부부와 우리부부가 함께 간 세번째 방문은 한 겨울이었다. 제주는 갈 때마다 새롭다. 새로운 곳을 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유람선을 타고 서귀포 앞바다에 나가서 본 한라산을 잊을 수가 없다. 섬나라의 높은 산은 변덕스런 기후에 민낯을 좀체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았다. 그날은 아주 화창한 날이었는데, 내 눈에는 한라산이 마치 긴 머리 여인이 누워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지금도 누워있겠지.. 더보기
욕망해도 괜찮아 몇 년 전, 서점에서 김두식 교수의 앞부분을 읽는 데 매우 재밌었다. 그 날은 서둘러 서점을 나와야 해서 나중에 책을 사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쇠뿔도 단김에 빼야지 미뤄둔 일은 성사되는 법이 없다. 결국 책은 사지 못했지만, 저자의 이름만은 내 기억속에 남았다. 다른 책이지만, 오늘 드디어 김두식 교수가 쓴 최신작 를 읽었다. 이 책은 김두식 교수의 자기 욕망 고백기다. 규범 안에서 모범생으로 평생을 살아온 저자가 한번도 드러내 놓지 못한 욕망을 솔직하게 풀었다. 저 역시 욕망의 극복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통제하는 문화 속에서 평생을 보냈습니다. 욕망을 잘 통제하는 사람만이 성공적인 학교, 직장, 가정, 종교 생활을 영위하는 게 우리 사회입니다. 성공의 사다리를 오른다는 것은 남의 눈에 .. 더보기